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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간병 스트레스에… 흉기로 아버지 찌른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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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간병 스트레스에… 흉기로 아버지 찌른 딸

입력
2015.05.2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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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 안 돌봐…" 평소 불만에

癌 간병까지 맡자 극단적 선택

암투병 중인 아버지를 간병 도중 흉기로 찌른 20대 딸이 경찰에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성북경찰서는 간암 말기 환자인 아버지의 얼굴과 머리 등을 과도와 가위로 찌른 혐의(존속상해)로 A(21ㆍ여)씨를 기소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어버이날을 이틀 앞둔 6일 오후 3시쯤 성북구 소재 한 대학병원에서 간병을 하다 아버지를 흉기로 수 차례 찌른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A씨는 평소 집안을 돌보지 않던 아버지에 대한 불만이 큰 상황에서 간병까지 맡게 되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아버지가 주식에 투자해 막대한 손실을 보고 도박에까지 손을 대면서 가족이 해체됐다”며 “아버지에 대한 원망이 컸고 더 이상 보기 싫어서 그랬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A씨의 아버지는 간암 투병 중 최근 암세포가 척추로 전이돼 하반신이 마비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이혼 후 별거 중이었고, 언니는 결혼을 앞두고 따로 살던 터라 간병은 오로지 A씨의 몫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간병한 지 일주일 정도 지난 시점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원래부터 우울증이 있었지만 간병을 하게 되면서 증세가 악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간병 스트레스로 인해 가족이 환자를 살해하거나 자살을 택하는 경우가 늘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월 서울 구로구에서는 70대 노인이 아내를 간병하던 중 신변을 비관해 아내를 목 졸라 죽이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2011년 국립암센터 연구진이 암환자 가족 보호자 31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보호자 67%가 높은 수준의 우울 증세를 갖고 있으며 증세가 극심해 조치가 필요한 경우도 3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암환자 가족 간병인 가운데 17.7%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고, 2.8%는 실제 자살을 시도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채지선기자 letmekno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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