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민생이 성추문 이겼다” 野 “기존 질서에 분노했다”

대이변에 정치권 해석도 온도차

정진석 “역시 선거에선 민생 경제ㆍ일자리가 국민 마음 움직여”

안철수 “미국민이 강한 변화 선택 북핵문제 평화적 해결 기여를”

9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과의 '美 대선 결과가 한국 경제·외교·안보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향' 당정협의에서 정진석 원내대표가 참석해 김광림 정책위의장과 대화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최순실 게이트’ 파문 속에 미국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되는 대이변이 일어나자 9일 여야는 당정협의회ㆍ긴급최고위, 고위전략회의ㆍ간담회를 개최하며 분주히 움직이면서도 반응에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당정협의회에서 “먹고 사는 문제가 성추문을 이겼다”며 “역시 선거에선 민생과 경제 일자리가 국민들 마음을 움직인 게 아닌가 싶다”고 평가했다.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새누리당 지지율이 급락하는 가운데 선거에선 그 어떤 스캔들보다도 민생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무성 전 대표는 “민심이 무섭다는 것을 느낀다”며 “한미 양국 간의 동맹 관계는 어떠한 상황 변화에도 흔들릴 수 없다”고 밝혔다. 유승민 의원도 “트럼프 정부의 출범에 대비해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우리의 안보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경제·안보위기와 맞물려 대외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야권은 트럼프의 당선을 ‘기성 정치에 대한 실망과 심판’으로 설명했다.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번 결과는 기성정치에 대한 실망과 변화에 대한 열망이 이뤄낸 대이변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며 “기성 정치권이 결코 과거에 매몰되거나 현재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준엄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손금주 국민의당 수석대변인도 “기존 워싱턴 정치의 아웃사이더였던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는 기존 정치권에 반성을 촉구하는 강력한 메시지”며 “팍팍한 삶과 희망이 없는 미래에 아우성치고 있는 미국 국민들이 민생과 괴리돼 기득권이 되어 버린 낡은 정치를 심판한 것이다”고 평가했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전을 보내 “두 나라 사이의 동맹과 협력동반자관계가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며 “특히 이러한 협력이 북한 핵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을 가져오는 데서 긴밀히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공동대표는 입장자료를 내고 “기존 질서에 대한 분노로 미국민은 강한 변화를 선택했다”며 “차기 미국 정부도 한미동맹의 지속적 발전 하에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그리고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