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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범, 전자팔찌 감시 뚫고 범행… 佛 미비한 테러 대응 도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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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범, 전자팔찌 감시 뚫고 범행… 佛 미비한 테러 대응 도마에

입력
2016.07.27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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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레 시리아 입극 시도 적발

하루 한 번 경찰 출석도 무용지물

프랑스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 테러 용의자 아델 케르미슈. 페이스북
프랑스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 테러 용의자 아델 케르미슈. 페이스북

26일(현지시간) 아침 프랑스 북부 생테티엔 뒤 루브래 성당에 침입해 자크 하멜(86) 신부를 살해하고 인질극을 벌인 범인 2명 중 1명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에 가담하려던 알제리계 청년 아델 케르미슈(19)로 확인됐다. 케르미슈는 시리아 입국을 시도한 감시 대상이었음에도 테러를 감행했던 것으로 드러나, 니스 트럭 테러에 이어 프랑스 당국의 미비한 테러 대응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프랑수아 몰랭 파리 대테러담당 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범인 아델 케르미슈가 IS 조직원으로 두 차례 시리아로 들어가려다 적발돼 전자팔찌로 감시를 받고 있었다고 밝혔다. 케르미슈는 지난해 3월 형의 신분증을 들고 시리아 입국을 시도하다 터키에서 체포됐으며, 5월에는 사촌의 신분증을 들고 스위스를 거쳐 터키까지 갔다가 체포돼 돌아왔다. 구금 상태였던 그는 올해 3월 파리 검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석방됐다. 전자팔찌를 차고 하루에 한 번 경찰에 출석해야 하는 감시 대상이었지만 이마저 범행 당일에는 무용지물이었다. 파리 검찰은 케르미슈가 외출하는 하루 4시간은 전자팔찌가 비활성화된 상태이며 그가 이 사이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다.

케르미슈의 지인들은 평범한 10대 청년이었던 그가 2015년 1월 발생한 풍자잡지 ‘샤를리 엡도’ 공격 사건을 계기로 급격히 극단주의에 쏠렸다고 증언했다. 자신을 레드완이라고 밝힌 케르미슈의 동급생은 로이터통신에 “그는 늘 프랑스는 불신자의 나라고 이곳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며 “우리는 그를 설득해보려 했으나 그는 쿠란(이슬람 경전)의 구절을 읊으며 응답했다”고 말했다. 케르미슈의 삼촌 아킴 덴다니는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에 “가족은 그가 극단화된 것을 알고 있었고 시리아로 가는 것을 막기 위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 번이나 잡혀서 돌아온 후 그는 편안해 보였다. 모든 게 끝난 줄 알았다”며 안타까워했다.

케르미슈가 사법당국의 감시망 안에 있으면서도 태연히 테러를 모의하고 결행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프랑스 정부도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1월 파리 테러 이후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보안조치를 강화했음에도 14일 니스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나 이번 사건처럼 ‘외로운 늑대’형 테러리스트의 위협에는 속수무책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니스 테러에 연이어 벌어진 이번 테러가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 정권에 치명타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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