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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아버지의 선택은 아들보다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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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아버지의 선택은 아들보다 딸?

입력
2014.07.02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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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가족기업 경영승계 '아버지→딸' 일반화"

딸 교육기회 확대…아들보다 위협감도 덜 느껴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도 딸들의 역할론이 두드러졌다. 사진은 이부진(왼쪽) 호텔신라 사장-이서현(오른쪽 두번째) 삼성에버랜드 사장이 이건희 회장 부부와 한자리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삼성그룹의 경영권 승계과정에서도 딸들의 역할론이 두드러졌다. 사진은 이부진(왼쪽) 호텔신라 사장-이서현(오른쪽 두번째) 삼성에버랜드 사장이 이건희 회장 부부와 한자리에서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가족 기업의 경영 승계구도가 아버지와 아들 대신 아버지와 딸의 조합으로 이뤄지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2일 파이낸셜 타임스(FT) 인터넷판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가족 기업의 경영에 딸이 중역으로 참여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접하게 됐으며 딸이 결국에는 경영권을 승계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게 됐다.

스위스 IMD 경영대학원 가족비즈니스센터의 데니스 케니언 루바 교수는 '아버지→딸' 승계가 세계적인 추세가 되고 있다면서 남자 형제가 있고 장녀가 아닌데도 아버지의 기업에 들어간 뒤 경영권을 차지한 쿠웨이트 여성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이 여성은 아버지가 처음부터 자신을 중역회의에 데리고 가서 자신을 경영 파트너로 소개했다면서 이는 아버지가 자신을 깊이 신뢰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도 마땅히 존중해줘야 한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라고 풀이했다.

키니언 루바 교수는 아버지와 딸이 협력하는 사례에 관한 구체적 데이터가 부족하지만 딸이 후계자가 된 미국 기업의 비율이 1998년 25%에서 2003년 34%로 늘어났다는 미국 보험회사 매스뮤추얼의 연구자료에서 추세를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성이 경영자로 부각되는 것은 교육 기회 확대 외에도 몇가지 성공 요인이 있다고 말했다.

우선 '늙은 늑대'라고 할 수 있는 아버지는 '젊은 늑대'인 아들보다는 딸에게서 덜 위협을 느끼게 된다면서 이것이 아버지와 딸이 팀을 이루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커니언 루바 교수는 이와 관련, 딸들은 아들과는 달리 경영권보다는 우선 능력을 입증할 수 있기를 갈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경영학 전문가인 조셉 타피스 교수는 딸들이 항상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린다면 분쟁이 일어날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아버지가 딸에게 진정한 책임을 부여해야 고객과 동료, 직원들이 그녀를 진지하게 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 타임스는 딸이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성공을 거두고 있는 영국 기업으로 이백(Ebac)과 솔라 솔브 등을 꼽으면서 창업주인 아버지와 딸이 각자의 장점을 살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백은 지난 1970년대 제습기와 냉수기 시장에 진출했고 현재는 냉장고와 세탁기 등을 생산하는 전문 중소기업으로 성장했다. 생산제품의의 57%를 4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2천만 파운드에 이른다.

이백의 존 엘리어트 회장은 제품 개발, 딸인 파멜라 페니는 관리를 맡아 성장을 이끌고 있다. 엘리어트 회장은 이백의 강점은 팀스피리트라고 말하면서 "이백 가족, 엘리어트 가족이란 조직들이 하나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솔라 솔브의 전무이사인 줄리 라이트푸트는 마크 앤드 스펜서의 연수담당 직원으로 일하다 중도에 퇴사한 뒤 아버지의 회사로 들어왔고 아버지는 1년간 출근하지 않은 채 딸이 능력을 입증할 시간을 부여했다.

줄리는 아버지의 성격을 잘 알기 때문에 처음에는 잘 협력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고 술회했다. 그녀는 아버지와 치열하게 다퉜지만 지금은 거의 그런 일이 없다고 말했다.

줄리는 주문을 받고 제품을 출하하는데 관심이 많았다. 그녀가 보여준 관리능력 덕분에 솔라 솔브는 2년만에 흑자 기조로 돌아섰고 자외선차단막과 블라인드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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