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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발표한 김하늘, 방황하는 청춘에서 '로코'여왕 되기까지

입력
2015.10.24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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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이 준' 포스터 속 김하늘
영화 '바이 준' 포스터 속 김하늘

90년대 청순한 이미지의 청춘스타에서 최근에는 tvN ‘삼시세끼’에서 붙여준 친근한 별명 ‘옹심이’까지. 배우 김하늘(38)은 데뷔 초창기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청초한 외모와 조곤조곤한 말투로 남성들의 마음을 녹이던 ‘여신’이었다.

그녀가 내년 3월 19일 한 살 연하의 사업가와 결혼한다고 발표했다. 들리는 소문에는 5성급 호텔에 유명 디자이너의 웨딩드레스 등 화려한 결혼식을 예고하고 있지만, 김하늘의 데뷔 시절은 흔들리는 청춘의 자화상이었다. 그만큼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다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온 MBC 드라마 ‘로망스’(2002)를 통해 다소 엉뚱하고 발랄한 여교사 채원으로 등장해 어두운 이미지를 씻어버린다. 연이어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 ‘그녀를 믿지 마세요’로 코믹 연기에도 도전해 성공한다. 데뷔 초창기 그녀의 작품들을 짚어봤다.

1. 바이 준(1998)

김하늘의 데뷔작이다. 방황하는 10대인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로 시작하지만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였다. 김하늘의 파격 연기도 찾아볼 수 있다.

영화는 준(하랑)과 채영(김하늘), 도기(유지태)에 초점을 맞춘다. 세 사람은 절칠한 친구 사이로, 준과 채영은 연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도기가 채영을 사랑하게 되면서 관계는 틀어져 간다. 열 아홉. 고등학교 시절의 마지막을 보낼 파티를 하다 준이 의문의 화제가 발생해 준이 사망한다. 남겨진 채영과 도기는 아픈 상처를 안은 채 스물 한 살이 되지만 여전히 준의 환영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결국 채영과 도기는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술과 마약에 빠져 방황하는 삶을 이어간다. 고교 시절 그렇게 원하던 성인이 됐지만 그들을 맞은 건 버거운 인생의 무게뿐이다.

2. 햇빛 속으로(1999)

김하늘과 함께 김현주 차태현 장혁이 함께한 MBC 드라마다. 10대에서 20대로 넘어가는 젊은이들의 고민과 방황 등을 그린 성장 드라마로, 당시 시청률 30%를 넘기며 사랑 받았다. 가수 조규만의 ‘다 줄 거야’와 정순원의 ‘약속’도 드라마 OST로 인기를 얻었다.

드라마는 재벌2세의 강인하(차태현)와 가난한 여학생이었던 이연희(김현주)의 로맨스, 재벌가의 서녀인 정수빈(김하늘)과 부모의 이혼 후 태어나 엄마와 가난하게 살아가는 한명하(장혁)의 사랑은 ‘햇빛 속으로’의 주된 내용이다. 부모의 이혼으로 재벌가 아버지에게 남겨진 인하와 카바레 가수로 초라하게 살아가는 엄마와 살게 된 명하 형제가 연희와 수빈 두 여인을 만나면서 시작된다.

어릴 때 사고로 부모를 잃고 어려운 가정 형편 속에서 이모 밑에서 자란 연희와 재벌가의 후처인 엄마와 강제로 미국으로 보내졌다가 엄마의 자살로 다시 한국을 찾은 수빈은 고등학교 단짝 친구다. 네 사람은 이렇게 어두운 이면을 가지고 서로의 아픔을 보듬는다.

특히 김하늘은 재벌 총수의 서녀, 엄마의 죽음, 사회적 시선 등으로 언제나 우울하고 불안한 수빈을 잘 표현했다. 신인이었던 그에게 다소 버거운 역할이었지만 ‘바이 준’의 채영을 보듯 차가운 외면에 여린 감성을 끝까지 이어갔다.

3. 동감(2000)

1979년과 2000년의 시간이 공존하는 영화다. ‘바이 준’과 ‘햇빛 속으로’가 젊은이들의 방황과 현실을 그렸다면 ‘동감’은 김하늘의 풋풋한 여대생 이미지를 구축시켰다.

1979년 영문과 여대생인 소은(김하늘)과 2000년의 서울에서 광고창작학과에 다니는 인(유지태)은 무선기를 통해 교신을 시작한다. 소은은 우연히 얻은 고물 무선기를 집으로 가져오고 개기월식이 진행되는 날 밤 신기한 교신음을 듣는다. 아마추어 무선통신에 열광하는 인은 낯선 여자로부터 교신을 받고 흥분한다. 인은 그녀가 같은 하교 영문과에 다니는 소은이라는 것을 알고는, 학교 시계탑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한다.

그러나 다른 시공간에 살고 있는 두 사람이 만난다는 건 불가능한 일. 서로 두 시간 넘게 상대를 기다린다. 다시 교신을 주고 받던 두 사람은 서로가 다른 시대를 살고 있음을 알게 된다. 하이라이트는 현재의 인이 세월이 흘러 나이가 든 소은을 현실에서 만나게 되는 장면이다. 교수가 된 소은이 자신을 찾아온 인과 마주하는 장면은 잔잔한 감동을 주며 관객들의 눈물을 훔치게 했다.

4. 로망스(2002)

“넌 학생이고 난 선생이야!”

고등학교 국어 선생인 채원(김하늘)이 사랑하게 돼 버린 학생 관우(김재원)을 회초리로 때리면서 내뱉은 대사는 유명하다. MBC 드라마 ‘로망스’는 여교사와 제자의 사랑이라는 다소 선정적인 소재가 문제가 되기도 했지만, 당시 2002 한일 월드컵이 한창 뜨거웠음에도 불구하고 30%가 넘는 시청률로 화제가 됐다.

진해의 벚꽃축제에서 채원을 본 관우는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을 숨긴 채 채원에게 다가간다. 그렇게 데이트까지 하며 서로에게 호감을 갖는 두 사람. 그러나 아무런 연락처도 교환하지 못한 채 헤어진다. 관우는 서울로 전학을 가게 되고 그 곳에서 국어 선생님인 채원을 다시 만난다. 스승과 제자로 만난 두 사람은 학교에서 추한 스캔들로 부풀어져 손가락질을 받고, 부도덕한 선생으로 낙인 찍힌 채원은 관우를 지키기 위해 학교를 떠난다.

드라마는 두 사람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리며 안방극장을 울고 웃게 만들었다. 더불어 김하늘은 그전까지 우울하고 청순했던 이미지를 벗고 귀엽고 발랄한 이미지로 ‘로코(로맨틱코미디)의 여왕’으로 올라섰다.

5. 동갑내기 과외하기(2003)

‘로망스’의 여운이 남았던 것일까. 김하늘은 이 영화에서 또 한 번 선생님이 된다. 권상우가 고등학교를 2년이나 꿇은(?) 동갑내기 제자이고, 김하늘은 그를 가르치는 과외 선생님이다. 개봉 10일 만에 전국 200만 관객을 돌파하고, 약 5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해 흥행에 성공했다.

아버지의 실직으로 통닭집을 차린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고액 과외를 하게 된 수완(김하늘)은 강남의 재력가 집안의 장남이자 학교에서 사고나 치고 남들보다 2년 더 학교를 다녀야 하는 지훈(권상우)를 맡는다.

동갑내기 과외선생인 수완을 우습게 여긴 지훈은 수업 시간 내내 담배를 피우고 반말을 한다. 수완은 지훈에게 화가 나 그만두고 싶지만 기대가 큰 부모를 생각하며 참는다. 결국 누구나 예상하듯 티격태격 하던 두 사람은 여러 사건을 겪으며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6. 그녀를 믿지 마세요(2004)

김하늘의 ‘코믹 원맨쇼’를 볼 수 있는 영화다. 김하늘은 사기경력의 출소자로 등장해 강동원과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비주얼 커플’의 환상호흡은 120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인기를 얻었다. 강동원의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다.

영화는 가석방 중으로 언니의 결혼식을 보기 위해 부산행 기차에 오른 영주(김하늘)와 용강마을 약사로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 할 반지를 들고 부산에 가는 희철(강동원)의 질긴 인연을 그린다.

영주는 희철과 가방이 뒤바뀐 사실을 알고 가방을 찾으러 용강마을을 찾아간다. 희철의 가족들은 반지를 가지고 나타난 영주가 희철의 연인인 줄 알고 환대한다. 이런저런 설명을 하지 못한 영주는 결국 희철의 약혼녀 행세를 하고, 희철은 영주의 사기극에 분노한다.

그러나 희철은 마을 사람들로부터 순진한 애인을 버린 파렴치한으로 찍히고 집에서도 쫓겨난다.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두 사람이 벌이는 좌충우돌 사건 사고가 웃음을 유발한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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