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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집 합치자” 리터루族에 인기… 중대형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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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집 합치자” 리터루族에 인기… 중대형의 재발견

입력
2016.04.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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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난에 세대통합 거주 늘었지만

건설사 소형 집중해 물량 부족

3.3㎡당 중소형보다 저렴 장점

지난달 분양한 경기 광주시 ‘e편한세상 태재’ 전용면적 104㎡의 거실. 침실 4개, 욕실 2개를 갖춘 5베이 판상형 평면으로 설계돼 ‘리터루’족 등 다인 가족도 여유 공간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대림산업 제공
지난달 분양한 경기 광주시 ‘e편한세상 태재’ 전용면적 104㎡의 거실. 침실 4개, 욕실 2개를 갖춘 5베이 판상형 평면으로 설계돼 ‘리터루’족 등 다인 가족도 여유 공간을 갖고 생활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대림산업 제공

직장인 안준호(38)씨는 지난해 본가가 있는 서울 가양동에 전용면적 135㎡ 아파트를 장만했다. 맞벌이인 안씨 부부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2학년 자녀 양육을 위해 부모와 집을 합쳤다. 기존 전세금에, 부모 집을 매매한 자금을 더했더니 제법 넓은 평수를 구할 수 있었다. 안씨는 “어머니가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데다, 마침 전세계약도 끝나 집을 합치는 게 낫다고 봤다”며 “서로 공간을 여유롭게 쓰기 위해 넓은 집을 택했다”고 말했다.

리터루(Return+Kangarooㆍ결혼을 위해 독립했던 자녀들이 부모에게 돌아오는 현상)족이 증가하면서 중대형 아파트가 주목 받고 있다. 부모에게 의존하는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더 넓은 면적의 집에 대한 수요도 많아지고 있어서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용 85㎡를 초과하는 아파트 거래량은 9만5,972건으로 전년에 비해 20.9% 늘어났다. 2014년, 2013년에도 전년대비 각각 23.7%, 12.5% 늘어 3년 연속 중대형 평형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분양시장에서도 중대형 아파트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다. 지난달 분양한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 전용 122㎡은 28대 1의 단지 내 최고 경쟁률을 보였고, ‘창원 대원 꿈에그린’도 전용 108㎡가 26대 1로 1순위 청약이었다. 현재 84㎡ 타입이 남아 있는 ‘마포 자이 3차’ 역시 119㎡타입은 지난해 11월 분양 당시 45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완판됐다.

3.3㎡당 집값이 현재 중소형에 비해 낮다는 점도 중대형 평형을 찾는 요인이 되고 있다. 친정 어머니와 함께 사는 김선영(35ㆍ여)씨 부부는 최근 서울 마포구 공덕동으로 이사했는데, 중대형 평형이 소형에 비해 3.3㎡당 400만원이나 저렴해 84㎡를 선택했다. 김씨는 “1억원 정도 추가 자금이 필요했지만, 평당 집 값으로 따지면 가성비가 좋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09년 서울 마포구에서 공급된 전용 60㎡ 이하 소형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1,745만원이었고 중대형(85㎡ 초과)은 2,400만원이었지만, 지난해에는 각각 2,381만원과 1,972만원으로 역전됐다.

이런 중대형 평형의 부활은 주요 수요층인 5인 이상 대가구가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서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 당시 2015년이면 수도권 5인 이상 가구가 2013년 대비 6.75%(4만2,654가구) 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 기간 실제 감소폭은 2.57%(1만7,949가구)에 그쳤다. 김태섭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전세난이 심화되면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거주하는 ‘세대통합 거주’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급은 여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2007년 전체 분양 물량의 36.5%에 달했던 전용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는 지난해 7.6%로 급감했다. 건설사들도 1,2인 가구 급증에 맞춰 미분양 우려에 소형 공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최근 분양 단지에 포진한 중대형 아파트는 알짜 물량으로 꼽힌다. 건설사들이 미분양 우려가 없는 확실한 단지에만 공급하고 있어서다. 이달 분양예정인 경기 수원 호매실지구 C3블록 ‘한양수자인 호매실’이 대표적이다. 전 세대(1,394가구)를 전용 중대형 평형인 84ㆍ97㎡로만 구성했다. 수원의 마지막 신도시급 택지지구인데다, 대부분 인프라가 갖춰져 있어 인기가 높을 것이라는 게 건설사 측의 설명이다.

경기 평택 소사벌지구 내 유일한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인 ‘소사벌 더샵’도 817가구 전 세대를 85㎡ 초과 타입으로만 만들었고,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의 ‘동탄파크자이’, 경기 고양시 ‘킨텍스 원시티’도 전용 84㎡이상으로만 전 가구를 조성해 분양한다. 분양대행사 포애드원의 신경희 팀장은 “지역 랜드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은 유망 단지를 중심으로 중대형 평형이 포진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실수요자들이라면 신규 분양단지를 중심으로 살펴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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