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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한글 문헌 집대성 '고어대사전' 펴낸 박재연 선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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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람] 한글 문헌 집대성 '고어대사전' 펴낸 박재연 선문대 교수

입력
2016.12.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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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0세기 초 한글 21책으로 정리

표제항 수 22만개, 용례 수 69만개 국내 최대 규모

한글 창제 이후 20세기까지 한글의 용례 등을 풀이한 ‘고어대사전’ 21책을 출간한 선문대 박재연교수.
한글 창제 이후 20세기까지 한글의 용례 등을 풀이한 ‘고어대사전’ 21책을 출간한 선문대 박재연교수.

“옛 한글을 통해 우리나라 학문과 문화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근대 국어 연구자료에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선문대 박재연(중어중국학과ㆍ58) 교수가 15세기부터 20세기까지 한글 문헌에서 모은 용례 등을 풀이한 ‘고어대사전’을 출간했다. 21책, 2만여 쪽에 이르는 고어대사전에는 22만여개의 표제 항과 69만여개의 용례 풀이가 담겼다.

박 교수가 펴낸 사전에는 ‘티끌’에 대한 33가지의 표현을 모두 기재하고, 홀아비를 뜻하는‘광고’, ‘성냥’을 말하는‘어리쇠’등 당시 사용했던 단어를 망라하고 있다. 그는 이런 고어를 사전에 수록하기 위해 2005년부터 10년 이상 연구에 몰두했다.

그는 “기존 고어사전에서 확보하지 못한 폭넓은 문헌자료를 대상으로 사전을 집필했다”며 “목판본, 활자본은 물론이고 필사본, 연활자본까지 모든 자료를 섭렵했다”고 말했다. 그가 사전 편찬을 위해 활용한 문헌은 불경, 도교서, 성경, 경서, 농서, 음식조리서, 의학서, 회화서, 역술서, 역사서, 소설, 희곡, 가사 등 500여 종, 4,000여 책에 이른다. 언간과 고문서도 2,000여 점을 헤아린다.

그는 “궁체나 정자체가 아닌 흘림체로 쓰인 필사본 문헌들은 필사 시기를 알 수 없고, 판독과 해독도 어려웠다”며 집필 과정이 쉽지 않았음을 토로했다.

조선시대 한글 문헌은 한문본이나 중국 서적을 언해한 것이 대부분이다. 기존 고어사전도 한문 원문을 배제하거나 수록하더라도 일부 문헌에 대해서만 간략한 병기로 마무리해 정확한 어휘의 의미를 살펴보기 어려웠다. 그는 이해가 쉬운 사전을 만들기 위해 당시 실제 사용된 필사본 자료를 대거 활용, 기존 고어사전이 빈약했던 근대 국어 어휘와 예문, 그때그때 시기별로 새로 등재한 어휘와 차용어들을 수록했다.

그의 고어대사전 발간은 선문대와 한국연구재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가능했다.

1991년부터 선문대에 몸담은 그는 1997년 중한번역문헌연구소를 설립했다. 그는 이 연구소를 통해 조선시대 중국소설이나 희곡 및 역학 등 한중교류 관련 문헌의 조사 발굴과 교감, 주석 연구의 기초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을 기울였다. 연구소는 그 동안 ‘조선시대 중국소설희곡 번역자료 총서’ 70여 종, ‘한글 생활사 자료총서’ 40여 종, ‘근대한어 자료 총서’ 20여 종을 출간했다. 또한 중국 대백과사전출판사와 함께 ‘한국에서 발굴된 희귀본 소설‘ 10종 전 5책. 상해고적출판사와 ‘조선에서 간행된 희귀본 중국소설(2015)’전9책을 영인했다. 내년에는 북경대출판사에서 일제강점기 중국어 자료총서(전5책)를 출간 할 예정이다. 그는 “한글 창제 이후부터 20세기 초까지 각종 한글 필사 문헌에 나타나는 낱말과 문법적 요소들을 통합해 표제어를 추출했다”며 “추출한 표제어에 대해 다양한 용례를 제시, 우리말 고어의 총체적 모습을 구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이준호 기자 junh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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