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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강국들 패권 각축… 한국도 첫 선출직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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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강국들 패권 각축… 한국도 첫 선출직 도전장

입력
2014.10.1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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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총장에 중국 출신 단독 입후보, 연임 땐 中이 8년간 정책 주도권

美 기업이 관리하는 인터넷 주소, 中·러 "국제기구에 이관" 주장

19일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2014 부산 정보통신기술(ICT)장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개회사를 듣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19일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2014 부산 정보통신기술(ICT)장관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의 개회사를 듣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처음으로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는 ‘정보통신기술(ICT) 올림픽’이라는 별칭답게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자리다. 우리나라는 이번 회의 개최를 통해 7,000억원 규모의 직ㆍ간접적 경제 효과를 거두는 한편, ICT 외교·정책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계획이다.

전권회의 개회를 앞둔 19일에는 미래창조과학부의 주최로 ICT 장관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50여 개국의 장·차관과 ITU 사무총장 등은 “국가·지역·계층·세대·성별·인종 등에 관계없이 모든 계층을 포용하는 ICT 발전을 도모한다”는 목표를 담은 ‘부산선언문’을 채택하고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미-중 패권다툼 속 한국 영향력 주목

이번 전권회의에서 논의될 의제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건 ‘ITU 사무총장의 활동에 대한 회원국들의 감독권한 강화와 사무차장의 역할 명시’다. ITU의 수장 격인 사무총장의 활동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미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발의했다. 신임 사무총장에 중국 출신 자오허우린(趙厚麟)이 단독 입후보함에 따라, 연임 땐 최대 8년간 중국이 세계 ICT 정책을 주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인터넷을 통한 정치ㆍ경제ㆍ사회 관리 체계(인터넷 거버넌스)를 놓고도 중국과 대립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 주소 관리와 보안, 저작권 등은 미국 내 비영리 민간 법인인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가 맡아왔다. 중국과 러시아 등은 ICANN의 권한을 국제기구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국제기구가 생기면 오히려 국가가 인터넷 정책에 더 개입하게 돼 자율성이 축소된다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 외에 항공기 위치추적을 위한 위성주파수 할당도 주요 의제로 상정된다. 올 3월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중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 사고를 계기로, 지금까지 지상 레이더로 해온 항공기의 위치추적을 앞으로는 위성을 통해 우주에서 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주도적으로 제안한 ‘사물인터넷(loT) 촉진’과 ‘ICT 융합’ 등 2가지 의제가 결의문에 포함될지도 관심이 쏠린다. loT 촉진은 IoT 활성화를 위한 기반을 만들고 제도를 정비하자는 것이고, ICT 융합은 ICT 기술을 농업ㆍ재난관리 등 다른 산업에 적용해 효율성을 높이고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취지다. 미래부는 두 의제가 최종 결의될 경우 국내 loT와 ICT 융합 산업의 해외진출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첫 ITU 고위 선출직 배출하나

한국은 이번 회의에서 1952년 ITU 가입 이후 처음으로 고위 선출직 배출을 노리고 있다. 주인공은 이재섭 카이스트 IT융합연구소 교수로, 현재 이동통신·인터넷TV(IPTV) 등 ICT 분야의 국제표준을 결정하는 ITU 표준화총국장 후보에 올라있는 상태다. 이 교수와 함께 튀니지·터키 출신 후보가 경합 중이며 선거는 24일 열린다. 미래부는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지지ㆍ교섭 활동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전권회의 개최국은 자동으로 의장국 지위를 얻게 됨에 따라, 의장 예정자로 선정된 민원기 전 미래부 대변인은 전권회의 개회 시 의장으로 공식 임명된다. 이에 따라 민 의장은 향후 3년간 ITU의 ICT 정책논의를 주관하고, 사무총장 등 고위 선출직 선거를 관리ㆍ감독하는 등 중책을 맡는다.

또 우리나라는 7연속 이사국 선출을 목표로 아태지역 13개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데, 강력한 도전자가 없어 무난하게 입성할 것으로 보인다.

WIS 등 행사 다채… MWC 유치도 넘봐

전권회의 개최와 함께 부산에서는 ICT 행사들이 한꺼번에 열린다. 특히 20일 개막하는 국내 최대 ICT 전시회 ‘월드IT쇼’(WIS)에는 국내외 420개 기업이 참여해 나흘 동안 전세계 정부와 기업 관계자들을 상대로 전략 제품과 서비스를 대거 선보인다.

SK텔레콤과 KT는 벡스코에 각각 대형 전시관을 열고 통신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기술을 시연한다. SK텔레콤은 5G 기술을 적용한 초고해상도(UHD) 동영상 부스 등을 설치해 차세대 이동통신기술을 직접 볼 수 있도록 했다. KT는 기존 광랜(100Mbps)보다 100배 빠른 10기가 인터넷 체험 공간 등을 통해 통신기술로 변화한 미래 사회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LG유플러스도 LG전자와 함께 LG전시부스에서 최신 제품을 대중에 소개한다.

정부는 이와 같은 부대 행사들의 개최를 통해 세계 3대 IT 전시회 중 하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유치까지 넘본다. 2006년부터 매년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고 있는 MWC는 2018년 유치권이 만료돼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가 다음 개최지를 물색 중이다. 정부는 GSMA가 차기 개최지로 아시아지역을 눈여겨보고 있는 만큼, 이번 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면 한국이 가장 유력한 후보지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부산=이서희기자 s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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