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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 시대… 재테크 시장 어떻게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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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1% 시대… 재테크 시장 어떻게 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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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1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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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금리에 빚 내 집 구입" 주택매매 수요 급증 전망

위험자산에 눈 돌린 투자자, 원금 손실 부작용 가능성도

연초 3개월짜리 정기예금에 5,000만원을 넣어뒀던 직장인 김모(35)씨는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면 해외펀드로 갈아탈 계획이다. 금리가 1%대로 주저앉으면서 원금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펀드에 가입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다.

서울에 132㎡의 아파트를 보유한 최모(63)씨는 다음달 전세계약이 완료되면 월세로 계약을 바꿀 계획이다. 최씨는 그 동안 전세금(4억5,000만원)을 은행 예금에 넣어두고 매달 이자(100만원)로 근근이 생활해 왔지만 금리가 더 떨어지면 버티기 힘들기 때문이다.

초유의 금리 1%시대가 열리면서 재테크 시장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은행 예ㆍ적금 이탈 속도는 더욱 가팔라지는 반면 주식이나 펀드 등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이동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월세 전환과 주택 매매 수요 급증 등 부동산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당장 시중 은행권에서 연 2%대의 정기예금은 자취를 감출 것으로 보인다. 이미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 대부분의 은행들이 연초 대표 정기예금(1년 만기) 상품의 예금금리를 연 1.6~1.9%로 낮췄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더 떨어지면서 수신금리도 이르면 다음 주부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 시대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예ㆍ적금에서의 자금 이탈은 가시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2년 미만 정기 예ㆍ적금(평잔 기준) 증가율은 1월 전달보다 0.5% 줄었다.

주식이나 펀드 등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선 은행 지점에서조차 예ㆍ적금보다는 주가연계증권(ELS), 펀드 등 투자상품을 권유한다.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연 3,4%대의 수익을 내는 파생결합사채(ELB) 발행액은 올 들어 6,000억원을 돌파했고, 환매조건부채권(R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시장형 상품에도 1월에만 26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원금손실 위험을 최소화하면서도 예ㆍ적금보다는 수익이 나는 상품 위주로 고객에게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인하는 월세 전환 가속화, 주택 매매 수요 증가 등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전세금을 받아 이자생활을 했던 은퇴자들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매매 거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졌다는 건 더 이상 은행에 돈을 넣을 이유가 사라졌다는 것”이라며 “노후를 임대수익으로 충당하려는 은퇴자까지 주택시장에 가세하면 전세의 월세 전환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가와 오피스텔 같은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도 높아질 전망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상권이 잘 형성돼 있는 강남권이나 홍대, 이태원 주변이 앞으로도 인기가 높을 것으로 보이나 문제는 가격”이라며 “이미 많이 올라 있기 때문에 쉽게 접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전자산으로 분류됐던 은행 예ㆍ적금에서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할 경우 부작용도 우려된다. 한승우 국민은행 PB는 “수익을 쫓아 펀드 등에 가입할 경우 시장상황에 따라 원금손실 우려도 크다”며 “기존에 예ㆍ적금에 의존했던 고객이라면 1,2% 수익을 더 내는 것보다 예금을 하는 게 안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 역시 월세 전환 가속화로 전셋값 폭등을 더 부추길 우려가 크다. 진남영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부원장은 “당장은 금리인하로 매입조건이 좋아져 매매수요가 늘었지만 집값이 떨어지고 대출금리가 다시 오르는 등 상황이 악화하면 시장에 대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강아름기자 saram@hk.co.kr

초유의 금리 1%시대가 열리면서 재테크 시장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은행 예·적금 이탈 속도는 빨라지는 동시에 월세 전환과 주택 매매 수요 급증 등 부동산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선릉지역 아파트촌. 한국일보 자료사진
초유의 금리 1%시대가 열리면서 재테크 시장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은행 예·적금 이탈 속도는 빨라지는 동시에 월세 전환과 주택 매매 수요 급증 등 부동산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사진은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바라본 선릉지역 아파트촌.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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