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이브에 전 여자친구에게 염산 테러를 가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A(31ㆍ여)씨에게 염산을 뿌려 상처를 입게 한 혐의(특수협박ㆍ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양모(41)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는 24일 오후 8시10분쯤 용산구 A씨 집 앞 도로에서 전기충격기로 A씨의 목 부위를 공격했다. A씨가 이를 피하자 그는 미리 준비한 염산을 A씨의 얼굴을 향해 뿌린 뒤 달아났다. 길을 지나던 시민들의 신고로 병원에 옮겨진 A씨는 오른쪽 눈의 각막 일부가 손상되는 색소침착 증세를 보였고, 오른쪽 어깨 부분에 약 10㎝ 길이의 3도 화상을 입었다. 염산이 튀면서 머리와 얼굴, 팔, 무릎 등에도 가벼운 화상을 입었다.
조사결과 같은 회사 동료인 두 사람은 올해 8월부터 교제를 하다가 11월쯤 헤어졌다. A씨는 교제 중 양씨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의심하며 폭행과 폭언을 일삼는 등 ‘데이트 폭력’을 휘두르자 이별을 통보했다. 이에 앙심을 품은 양씨는 전기충격기를 구매하는 등 복수할 계획을 세웠다. 이달 6일에는 회사에서 A씨의 멱살을 잡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한 사실이 적발돼 퇴사 위기에 몰렸다.
양씨는 사건 직후 추적에 나선 경찰이 자수를 종용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압박을 가하자 26일 오후 변호사와 함께 경찰서를 찾아 자수했다. 그가 도주 중 주차 차량을 들이 받은 사실도 뒤늦게 드러났다.
양씨는 경찰 조사에서 “(헤어진 이후) 퇴사를 강요받고 가족의 지병이 악화되는 등 심적으로 어려움에 처했는데 A씨는 힘들어 하는 기색 하나 없이 생활하는 것에 격분했다”며 대부분의 범행을 시인했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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