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데이(10월31일)를 앞두고 지난 주말 친구들과 함께 서울 이태원의 클럽 파티를 찾았던 회사원 한모(25)씨는 짜증부터 났다고 했다. 평소와 달리 바가지성 가격을 부른 데다, 입장 인원수(4~5명)와 테이블 이용 시간(3시간)까지 제한했기 때문이다.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했다. 그는 “양주 2병과 테이블 이용료까지 보통 32만원을 지불했었는데, 이날은 클럽에선 동일한 조건인데도 40만원이나 요구했다”며 “친구들과 분위기를 깨지 않기 위해 돈을 내고 이용하긴 했지만 기분은 찜찜했다”고 말했다.
핼러윈데이 특수를 노린 바가지 상술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젊은이들의 축제로 자리한 핼러윈데이에 반짝 효과를 가져오기 위한 얌체 마케팅으로 보이지만 이용자들의 불만도 늘고 있다.
진원지는 핼러윈데이 중심으로 자리한 서울 이태원이다. 주류와 안주 구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소 18만~60만원에 테이블 이용시간 무제한으로 형성된 이 곳의 VIP 클럽 이용료는 핼러윈데이를 전후해선 20만~70만원에 테이블 이용시간은 3시간으로 국한된다. 입장 인원도 4~5명으로 한정된다. 제한시간의 경우 1시간 가량 늘리기 위해선 양주를 추가 주문해야만 가능하다.
인근 술집도 비싸게 받는 건 마찬가지였다. 지난 주말 이태원을 찾은 윤모(27)씨는 “보통 바에서 술 한 잔에 6,000~8,000원인데 이날은 1,000~2,000원 가량 더 높은 금액을 받았다”고 전했다.
특히 핼러윈데이 기간의 이태원 유흥업소들은 대부분 이용료를 손님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영업을 하면서 교묘하게 단속의 손길도 피해갔다. 이태원의 한 클럽 매니저는 “손님들에게 이용료와 메뉴 등의 가격을 고지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 바닥은 원래부터 하지 않고 있다”며 이 곳의 영업 관행을 전했다.
이에 대해 관계 당국에선 메뉴가격을 일시적으로 올리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가게 내부에 가격 정보가 없는 것은 규정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 용산구청 식품위생팀 관계자는 “대목을 맞아 식당이 메뉴판을 수정해 가격을 잠깐 올린다고 해서 규제할 근거는 없다”면서도 “그렇지만 옥외가격표시제 시행에 따라 사전에 가격 정보를 게시하지 않는다면 이는 관련법에 위배되고 이런 유흥업소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면 규정에 따라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ㆍ사진=홍인석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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