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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뚝심 R&D’로 일군 한미약품 5조원대 기술수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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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뚝심 R&D’로 일군 한미약품 5조원대 기술수출

입력
2015.11.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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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국내 제약업계 사상최대 규모의 신약기술 수출 계약에 성공했다. 한미약품은 임상실험 단계인 당뇨 신약 3종의 라이선스 계약을 프랑스의 글로벌 제약사인 사노피와 체결했고, 계약금 4억 유로와 임상개발 및 허가, 상업화 단계별 기술료 35억 유로 등을 합친 총 규모는 39억 유로(약 4조8344억원)다. 앞으로 의약품이 출시되면 매출액 10% 이상의 로열티도 받게 된다.

이번에 기술수출 계약한 신약은 지속형 GLP(글루카곤 형 펩타이드)-1 계열 신약물질인 에페글레나타이드, 주1회 투여 지속형 인슐린, 에페글레나타이드와 인슐린을 결합한 주1회 투여 지속형 인슐린 복합신약 등이다. 한미약품이 자체 기반기술인 ‘랩스커버리(Long Acting Protein/Peptide Discovery)’를 적용해 연구ㆍ개발(R&D)을 거듭해 온 ‘퀀텀 프로젝트’의 내용을 이루는 신약 ‘3종 세트’다.

바이오 의약품은 반감기가 짧아 자주 대용량을 투여해야 하는 불편이 있다. 이 때문에 바이오 의약품 개발 붐을 타고 반감기를 늘려 투여 횟수와 양을 줄여 부작용을 낮추고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반감기 연장 기반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져 왔다. 한미약품은 2004년 랩스커버리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한 이래 이를 활용해 당뇨, 비만, 성장호르몬, 호중구(好中球) 감소 등을 위한 다양한 바이오 신약을 최장 월1회 투여주기를 목표로 개발해 왔다.

우리는 두 가지 이유에서 이번 성과에 주목한다. 첫째로, 세계적 시장개방과 물질특허 강화 흐름 속에서 대다수 국내 제약업체가 복제약 생산과 그 판매로 명맥을 이어온 현상의 타파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앞서 보령제약이 자체 개발한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29개국에 기술 수출하는 3억2,000만달러의 계약에 성공한 것과 함께 이번 한미약품의 쾌거는 국내 제약업계도 얼마든지 신약 개발로 살길을 열어갈 수 있음을 확인시켰다.

둘째로, 그런 성과가 창업자가 앞장선 연구ㆍ개발 투자에서 나왔음도 특기할 만하다. 창업주인 임성기 회장은 2009년 “업계 최고수준의 연구ㆍ개발 투자를 통한 신약개발에 회사의 미래를 걸겠다”고 선언, 연구ㆍ개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왔고, 지난해에는 매출의 20%인 1.525억 원에 이르렀다. 글로벌 제약사에 비하면 미미한 액수지만, 바이오 의약품 반감기 연장 기술ㆍ물질 등 ‘틈새기술’에 집중시키면 얼마든지 성과를 낼 수 있다.

이번 한미약품의 성과가 제약업계는 물론 국내 산업계 전체로 번져가기를, 또 바이오 신약 개발에 대한 국가적 관심과 투자 필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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