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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갑지만은 않은 세계 6위 수출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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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반갑지만은 않은 세계 6위 수출대국

입력
2016.02.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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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침체와 저유가 등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세계 6위 수출대국이 됐다. 세계 각국의 수출이 전반적으로 내리막길을 걷는 와중에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수출액은 5,269억 달러를 기록, 프랑스를 밀어내고 처음으로 6위에 올랐다. 세계 1위는 중국이고,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가 뒤를 이었다. 5위 네덜란드와 격차는 400억달러에 불과하고 4위 일본과의 격차도 1,000억달러 이내로 좁혀졌다.

하지만 이 같은 순위 상승을 마냥 뿌듯하게 지켜볼 수 없는 처지다. 세계적 수출 급감 추세에서 나온 빛 바랜 순위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 들어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이미 1월 수출은 전년 같은 달 대비 18.5%나 감소했다. 6년5개월 사이 최대폭의 감소인 데다 13개월째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철강, 반도체, 승용차 등 수출을 견인했던 주력 10대 품목의 1월 수출이 16년 만에 처음으로 모두 동시에 감소했다. 본격적 수출 하락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중국의 과잉공급에 따른 수출단가 하락, 저유가 등의 각종 요인은 단기간에 해소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도 걱정거리다.

자원과 인구가 부족한 우리로서는 여전히 수출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내수를 아무리 촉진해 봐야 수출이 받쳐주지 않으면 낭비로 흐르기 십상이다. 따라서 획기적 수출 대책이 절실하다. 특히 세계 경제가 기술 격변 시대에 접어든 만큼, 다보스포럼에서 거론된 4차 산업혁명의 물결에 서둘러 올라타야 한다. 따라서 각종 규제를 혁파해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신기술개발을 통해 중국 등 후발주자와의 격차를 벌려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정부가 17일 제9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 내놓은 ‘새로운 수출동력 창출을 위한 민간의 신산업 진출 촉진방안’은 적잖이 실망스럽다. 갈증을 속 시원히 풀어줄 만한 내용이 드물었다. 특히 공유경제 활성화는 시늉에 그쳤다. 에어비앤비 방식의 숙박업은 부산 강원 제주 3곳으로만 한정했다. 이런 식이라면 세계 최고의 인터넷과 스마트폰 보급률을 자랑하는 우리의 IT 인프라를 제대로 활용할 수도 없고, 신산업이 꽃필 여지도 없다. 또 기업들이 간절히 원하는 수도권 규제 완화 등의 조치는 제대로 손도 대지 못했다. 이번 정부 들어 아홉 차례나 백화점식 규제완화 정책을 쏟아냈는데도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이래서는 ‘창조적 파괴’나 ‘규제 혁파’를 통한 새로운 수출동력 창출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각종 법제와 어긋나는 규제완화책을 곧바로 도입할 수야 없겠지만, 검토 의지라도 서둘러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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