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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예'와 '동화'의 기묘한 동거… 연예기자가 쓴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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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연예'와 '동화'의 기묘한 동거… 연예기자가 쓴 동화

입력
2016.03.18 0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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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회 푸른문학상 '미래의 작가상' 수상작 '권민 장민 표민'(푸른 책들)이 어린이 독자를 만난다.

오늘을 사는 어린이들의 평범한 듯 특별한 성장을 담은 장편동화. 재미있는 건 '권민 장민 표민'을 쓴 작가의 특이한 이력이다. 문미영 작가(사진)는 지난 10여년 각종 방송국을 돌아 다니며 스타와 연예인을 만나던 기자다. 가수와 배우 등 화려한 스타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쫓다 연예계와 전혀 공통점이 없는 어린이들의 이야기로 독자를 만나고 있다.

문 작가는 "글로 세상과 소통한다는 점에서 기자와 작가는 비슷한 점이 있다. 하지만 아동 문학은 어린이라는 독자층을 가진 만큼 불특정다수가 읽는 기사와 다르다. 아직은 그 사이에서 길을 찾아 가는 중인 것 같다"며 말문을 열었다.

연예와 동화는 공통점을 찾기 힘들다. 연예기자 생활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스타들과의 생활이 익숙한 직업이다. 주요 활동 장소도 방송국과 각종 가요 프로그램, 콘서트 등이 진행되는 곳이다. 반면 동화란 어린이들의 삶 속에 가까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문 작가는 연예기자로 활발하게 활동하던 2011년 '어린이동산 중편동화 공모'에서 '천장 나라 꿈 공장'으로 최우수상을 받으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5년 퇴사 전까지 '연예'와 '동화'의 동거 기간이 꽤나 길었다.

문 작가는 "스타들과 함께 외국을 가고, 대기실에서 같이 떡볶이를 먹고, 방송 후 함께 맥주 한 잔 하며 월급 받는 직업. 연예 기자는 정말 멋진 직업이고 즐겁게 일했다. 하지만 기자라는 직업이 때론 기사로 누군가를 아프게 할 수 있고, 상처 받는 이가 생길 수 있다. 그 과정이 내게도 상처가 됐다. 어느 순간 누구도 다치지 않는 글을 쓰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그 돌파구가 동화였다. 동화를 쓰면서 많은 치유 받고, 성장할 수 있는 힘을 얻었다. 동화 덕분에 더 힘차게 연예 기자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연예 기자와 동화 작가를 병행하던 문 작가는 지난 해 기자를 그만 두고 본격적으로 동화작가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동화작가로서의 앞으로의 계획과 바람이 궁금했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취재하고, 자료를 취합하고 글 쓰는 것 등 습관 등은 기자 생활을 통해 배웠다. 기자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이 동화를 쓰는데 큰 자산이 된다. 많은 어린이에게 사랑 받는 재미 있고 동화를 쓰고 싶다. 부지런히 책으로 소통하며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장편 동화 '권민 장민 표민'은 진짜 이름을 잃어 버린 세 민지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이름이 같지만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세 명의 민지들은 왕따, 소문, 말 못할 고민 등을 공유하며 성장해 간다. 편견 없이 마음을 열 때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 하고 있다. 세 민지가 겪는 고민과 상처는 어디 하나 특별할 것 없지만,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초등학생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보았을 법한 보편적인 것들이다.

문 작가는 그들과 마주하는 시선으로 담담하면서도 담백하게 그들의 고민을 풀어내며 이야기를 한 단계씩 앞으로 진전시킨다. 작품 곳곳에서 드러나는 또래 심리에 대한 섬세한 묘사는 민지들의 고민에 더 쉽게 이입할 수 있게 도와준다. 초등학생 독자라면 책을 읽으며 실제로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고민을 떠올리며 공감할 수 있고, 성인 독자들도 그 시절을 추억하며 지금은 사라져버린 옛 고민들에 웃음 지을 수 있다.

사진=푸른책들 제공

이현아 기자 lalala@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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