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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발전 촉구하는 대구 표심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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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치발전 촉구하는 대구 표심의 변화

입력
2016.03.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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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민심이 출렁거리고 있다. 지역구 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확실히 과거 총선 때와는 다르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후보들이 기세를 올리고 있고, 소위 진박(진실한 박근혜계), 친박 후보들은 예상을 깨고 고전하는 양상이다. 일찍부터 대구에서 머물러온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는 새누리당의 대권 잠룡을 상대로 줄곧 우위를 보인다. 심지어 더민주가 비례대표 현역의원임에도 불분명한 이유로 공천에서 배제한 홍의락 후보는 무소속으로 나서 새누리당 후보를 앞서 나가고 있다. 새누리당은 말할 것도 없고, 더민주까지 당황할 일이 새누리당 텃밭 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제 공식 선거운동이 막 시작된 마당이고, 12일이나 남은 투표일에 지금의 여론조사 판세가 실제 투표 결과로 이어질지 예단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현재 상황만 놓고 보더라도 여야 정치권에 주는 긴장과 그 의미가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대구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들어낸 기반 지역이며, 새누리당의 대구 지역 공천 역시 박 대통령의 뜻이 깊이 반영돼 있다고 봐야 한다. 그렇게 해서 내세워진 사람들이 ‘진박’이라는 모자를 쓰고 대통령의 이름을 팔아 표 몰이를 하고 있다. 반면‘대통령의 뜻을 거스른 인사’‘배신의 정치’ 등의 낙인이 찍힌 유승민 의원 및 그와 친한 의원들은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봉건시대, 권위주의 시대에나 있을 법한 잣대가 국민 일반의 상식과 합리성을 덮어버렸다.

지금 대구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후보 지지율 이상 현상은 새누리당의 막장 공천 파동에 따른 민심 이반의 반영이 아니고서는 설명하기 어렵다. 대구의 새누리당 지지도가 14%포인트나 떨어졌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나와 있다. 새누리당 혹은 친박, 진박 깃발만 꽂으면 뭔 짓을 해도 다 될 것처럼 착각하는 오만에 던지는 민심의 경고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새누리당 대구시당은 탈당 무소속 후보를 상대로 대통령 사진 반납 요구 소동을 빚고, 여론의 비판에 뭐가 잘못된 일이냐고 되레 발끈하고 있으니 참으로 딱하다.

오는 13일 특히 대구 지역의 투표 결과를 놓고 해석이 분분할 것이다. 공천 파동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적 요인들도 분석 대상에 오를 만하다. 최근 대구 지역 각계 인사 1,000여명은 성명서를 통해 지역의 침체와 위상 추락 원인으로 특정 정당의 독점을 꼽았다. 과거 결과에 비춰 정말 이변이라 할 만한 일이 생긴다면 여야에게 정치 발전을 요구하는 국민의 의지, 국민의 상식을 의심하지 말라는 정치적 교훈이 될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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