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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사 선언' 29세 美 여성 예고일에 죽음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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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엄사 선언' 29세 美 여성 예고일에 죽음 택했다

입력
2014.11.0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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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트니 메이나드(왼쪽)가 지난달 21일 어머니와 그랜드캐니언 여행 중 찍은 사진. 브리트니재단 홈페이지
브리트니 메이나드(왼쪽)가 지난달 21일 어머니와 그랜드캐니언 여행 중 찍은 사진. 브리트니재단 홈페이지

지난 1일 존엄사를 예고했던 미국의 뇌종양 말기 여성 브리트니 메이나드(29)가 이날 오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ABC 등 외신들이 2일 보도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보도된 CNN과 인터뷰에서 “아직은 적기가 아니다”라고 말했지만 극심한 고통이 지속돼 계획된 날짜에 존엄사를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리트니 재단 홈페이지 바로가기)

ABC에 따르면 존엄사 인정 확대를 주장하는 ‘연민과선택’의 대변인 션 크라울리는 2일 “메이나드가 의사가 처방해준 치사약물을 복용하고 자신의 침대 위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의 품에 안겨 평화롭게 숨을 거뒀다”라고 밝혔다. 연민과선택은 존엄사를 앞둔 메이나드를 도와 그의 심경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올린 단체이다.

브리트니 메이나드 결혼식 모습
브리트니 메이나드 결혼식 모습

이 단체는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우리는 훌륭하고 아름다운 여성인 메이나드가 숨졌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매우 슬프다”면서 “그는 가까운 가족과 남편 등 사랑하는 사람들 곁에서 평화롭게 세상과 작별했다”라고 소식을 전했다. 크라울리는 “메이나드가 지속적으로 발작에 시달렸으며 심각한 머리 및 목 통증,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으로 고통스러워했다”며 “증상이 점차 심해져 몇 달 전 받아 놓은 치사약물을 복용해 고통의 나날을 줄이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메이나드는 이날 존엄사 실행에 앞서 페이스북에 “나를 주저 없이 도운 많은 사람들에게 고맙다”라며 “내가 사랑하는 모든 친구들과 가족에게 인사를 보낸다”는 글을 게재했다.

메이나드는 올 초 존엄사할 것을 결정한 후 그녀의 남편인 대니얼 디아즈와 함께 그 동안 살던 샌프란시스코에서 존엄사가 허용되는 오리건주로 이사했다. 메이나드는 그 뒤 인터넷 사이트에 존엄사 시행일로 11월 1일을 택했고 의사에게서 처방 받은 치사약물의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이나드의 선택은 전세계 시한부 환자들에게 존엄사에 대해 다시 생각할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외신들은 평가했다.

미국에서는 1994년 오리건주를 포함해 버몬트, 몬타나, 워싱턴, 뉴멕시코주 등 다섯 곳이 존엄사법을 제정했다. 유럽에서도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등이 존엄사 관련법을 제정했거나 이를 묵인하는 사회적 합의가 있다. 미 오리건주에서는 지금까지 1,170명이 존엄사를 신청해 승인 받았고 이 가운데 750명 이상이 실행에 옮겼다. 오리건주에서 존엄사로 세상을 떠난 이들의 평균 연령은 71세이고 35세 이하도 6명이라고 ABC는 전했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 시한부 인생에 '존엄사' 선택한 그녀의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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