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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홍수… 기후변화가 허리케인 위력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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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홍수… 기후변화가 허리케인 위력 키웠다

입력
2017.09.07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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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바다 만나면 비의 양 급증

美 인근에 다른 폭풍 2개 또 형성

허리케인 어마가 통과하고 있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북동부 도시 파하르도에서 6일 한 남성이 폭우 사이로 힘겹게 차를 몰고 가고 있다. 파하르도=AP 연합뉴스
허리케인 어마가 통과하고 있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북동부 도시 파하르도에서 6일 한 남성이 폭우 사이로 힘겹게 차를 몰고 가고 있다. 파하르도=AP 연합뉴스

지구촌이 이례적 폭우와 그에 따른 홍수 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허리케인 ‘하비’가 미 텍사스주를 강타, 엄청난 양의 비를 퍼부으며 쑥대밭을 만든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역대 최강의 허리케인 ‘어마’가 세력을 키우며 플로리다주를 위협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 미 인근 지역에서는 또 다른 허리케인 ‘호세’와 ‘카티아’가 형성되며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앞서 인도 등 남아시아 국가들도 폭우로 도시가 물에 잠기는 등 큰 피해를 입었고, 아프리카 시에라리온에선 홍수로 인한 산사태로 1,000여명이 사망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들어 갑작스럽게 늘고 있는 폭우 현상의 이면에는 기후변화와 함께 정도를 넘고 있는 무분별한 도시개발이 한 몫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7일 영국 매체 가디언, 이코노미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21개 국가가 전례 없는 폭우와 홍수, 산사태 등을 겪었다. 수천 명의 인명피해를 낸 시에라리온, 가나, 니제르 등 아프리카부터 푸에르토리코, 쿠바까지 전 세계가 물에 잠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같이 역대급 폭우가 빈번해진 첫 번째 원인으로는 극에 달한 지구 온난화가 꼽힌다. 세계기상기구 소속 연구원인 파올로 루티는 “각각의 사례에 대입하기는 힘들겠지만, 기후 변화는 물을 흡수할 수 있는 대기의 수용력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온 상승에 따라 따뜻해진 바닷물이 더 빨리 증발하고, 따뜻해진 공기는 더 많은 수증기를 함유해 대기 중 수분이 많아지고 어떤 시점에 이를 소화하지 못하고 한 번에 쏟아내면서 폭우를 발생시킨다는 설명이다.

기후변화는 허리케인의 위력을 극도로 강화시켜 인명 피해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허리케인이 기존보다 더 따뜻한 바닷물을 만날 경우 동반하는 비의 양이 급격히 늘고 위력도 더 강력해지는 탓이다. 필 클로츠바흐 콜로라도주립대 기상학 교수는 “어마가 4 또는 5등급으로 플로리다를 강타한다면 1년에 4~5등급 허리케인의 연타를 맞는 사상 첫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우 올 들어 6개의 허리케인을 겪었는데 이 중 2개가 초강력 허리케인(하비, 어마)이다.

난개발을 통한 도시 확장 역시 폭우와 홍수의 피해를 키우는 요소로 지목되고 있다. 비를 흡수할 수 있는 초원 지대를 콘크리트로 덮어버리고, 늪지대 등 홍수 취약 지역에 도시를 건설해 피해를 자초하는 식이다. 한 습지 연구원은 “인도 남부 방갈로르의 경우 1995년 이후 도시 규모가 3배가 늘고 기온이 2~2.5도 가량 올라갔는데, 2000년 이후 홍수가 계속 나고 있다”며 전례 없는 폭우가 쏟아지는 이유로 무책임한 도시 확장을 꼽았다.

한편 6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리브해 인근은 5등급 허리케인 어마로 곤혹을 치렀다. 이날 어마가 카리브해 프랑스령 생바르텔레미, 생마르틴섬, 앤티가 바부다섬 등을 휩쓸면서 10명이 사망하고 2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이런 가운데 대서양과 멕시코만에서는 각각 허리케인 호세와 카티아가 새롭게 등장했다. 최고 풍속이 시속 120㎞인 호세는 현재 대서양 서쪽 소앤틸리스 제도 인근에서 1,600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즉각적인 위협은 없지만 세력을 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고 풍속이 같은 카티아는 멕시코만에서 느린 속도로 남동쪽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7일 멕시코 본토 연안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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