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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차의 협력업체 노조파괴 개입 의혹 명백히 밝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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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현대차의 협력업체 노조파괴 개입 의혹 명백히 밝혀야

입력
2016.04.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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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가 협력업체 노조를 파괴하는 데 개입했다며 유성기업범시민대책위원회가 관련 증거를 제시했다. 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현대차는 원청회사의 우월한 지위를 이용, 자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의 노조문제에 부당하게 관여한 셈이다. 현대차는 안 그래도 협력회사인 유성기업 노조 파괴 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자동차 산업의 노사관계 현황과 전망’이란 제목의 자료에는 현대차와 협력업체 관계자들이 2011년 12월 회의를 열어 “강경파의 지부장ㆍ지회장 당선, 총선과 대선, 노동정책의 변화 등 영향으로 노사관계가 불안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대책을 수립하고자 오늘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하는 등 구체적 회의 목적과 함께 협력사인 만도기계 및 보쉬전장 노조 지부장 당선자가 강경파라는 사실 등이 명시돼 있다. 노조 파괴 전문 업체인 창조컨설팅이 유성기업 노조를 어떻게 압박할 것인지, 발레오만도 대림자동차 상신브레이크 등 다른 협력업체 노조를 어떻게 파괴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담긴 것은 물론이고 창조컨설팅 관계자가 보낸 이메일이 유성기업을 거쳐 현대차 관계자에게 전달된 과정도 드러나 있다.

원청업체와 협력업체 사용자, 노조 파괴 전문 업체가 손잡고 협력업체 노조 무력화를 시도한 게 모두 사실이라면 이는 노동자의 단결권을 부정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그런 성격의 회의를 할 수는 있지만 당해 연도(2011년)에는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에 대한 의혹은 올해 1월에도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은수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금속노조 유성기업 지회는 현대차와 유성기업 사용자, 그리고 창조컨설팅이 유성기업 노조를 파괴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들 3자가 주 1회 모여서 대책을 강구했다는 증거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2011년 노조파업과 직장폐쇄 등을 거치며 극심한 갈등에 휘말린 유성기업은 아직까지도 그 여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노조 대의원을 지냈던 한광호씨가 목숨을 끊기도 했다. 한씨는 최근까지 사측에 의해 조합원 징계, 해고, 고소고발이 이어지자 심각한 심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에서 2012년 3월 이후 우울증을 포함, 정신질환으로 산업재해 판정을 받은 조합원은 여섯 명이나 된다. 조합원의 43.3%가 우울장애 고위험군에 속한다는 조사 결과까지 있을 정도다. 극심한 노사 분규와 그에 따른 고소ㆍ고발로 조합원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이번만큼은 이 회사의 노조 파괴를 둘러싼 의혹의 진상은 명백히 밝혀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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