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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 터널' 들어선 디젤車… 전기·하이브리드 시대 빨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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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흑 터널' 들어선 디젤車… 전기·하이브리드 시대 빨라지나

입력
2015.09.25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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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서 점유율 해마다 낮아지고

美선 가솔린 연료보다 비싸 비인기

배출가스 개선 장치 추가 부담

생산비 올라 소형 단종 가능성도

세계 자동차 시장 판도 격변 예고

폭스바겐그룹 이사회가 지난 23일 독일 울프스버그에 있는 본사에서 마르틴 빈터코른 폭스바겐 최고경영자의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울프스버그=AP 연합뉴스
폭스바겐그룹 이사회가 지난 23일 독일 울프스버그에 있는 본사에서 마르틴 빈터코른 폭스바겐 최고경영자의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울프스버그=AP 연합뉴스

배기가스 저감장치를 조작해 친환경 차로 둔갑시킨 폭스바겐 사태가 디젤차 판매를 크게 위축시키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가뜩이나 강화되는 배출가스 규제로 디젤차 생산비용이 오르고 있는데 이번 사태로 디젤차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까지 커졌기 때문이다. 반대로 가솔린,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은 상승세가 예상된다.

24일 자동차업계와 번스타인리서치 등 시장조사업체에 따르면 폭스바겐 사태는 유럽 시장의 디젤차 점유율 감소세를 가속화시킬 전망이다. 또 세계 1, 2위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도 디젤차 상승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미 유럽의 디젤차 점유율은 2011년 56.1%로 정점을 찍은 뒤 매년 낮아지고 있다. 미국은 최근 디젤차 인기가 시작되고 있지만 디젤 연료가 가솔린보다 비싸 디젤차 판매 점유율이 아직 3%밖에 되지 않는다. 중국 소비자들은 디젤이 경운기에나 쓰는 연료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고 정부도 환경오염을 우려해 디젤차 보급률이 낮다.

여기에 세계 각국이 이번 사태 이후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할 것이 확실해 디젤차는 판매량 뿐 아니라 생산량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유럽연합(EU)은 디젤차 배기가스 규제단계를 1992년 유로1에서 2013년 유로6로 높였는데 측정 방법까지 깐깐하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 등이 실내측정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도로 측정방식 도입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환경단체인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가 유로6 기준을 충족하는 14개 차종을 대상으로 도로 주행시 배기가스를 측정한 결과 1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차량이 질소산화물(NOx) 기준치를 최대 15배까지 초과했다. 여기에 프랑스와 영국 교통 당국이 이번 사태를 심각하게 보고 디젤차 배출가스에 대해 유럽 차원의 조사를 촉구하고 있어 EU의 도로 측정방식 도입이 굳어지고 있다.

이 방식이 도입되면 대부분 업체들이 추가로 배기가스 처리장치를 달아야 하므로 디젤차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스위스 금융그룹 UBS는 “업체들은 생산 비용이 늘어나면 이윤이 적은 소형차부터 디젤 엔진 버전을 생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외면하기 전에 업체들이 생산을 줄일 것이라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디젤차 감소의 반작용으로 하이브리드를 비롯한 친환경 차와 가솔린 차가 잘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디젤차가 강세를 보였던 국내에서 이런 경향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디젤에 대한 소비자들의 실망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현대ㆍ기아차가 수혜를 볼 지는 미지수다. 국내 시장에서 수입차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추세를 감안하면 폭스바겐그룹(폭스바겐, 아우디, 포르쉐 등)의 국내 시장점유율(29.7%)을 토요타 등 다른 수입차 업체들이 나눠가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환경부는 이번 사태로 문제가 된 차종 가운데 폭스바겐 제타, 골프와 아우디 A3 등 3종이 지난달까지 저공해 자동차 인증을 받았으나 이달 인증기준을 강화하자 모두 탈락했다고 밝혔다.

허정헌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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