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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한진해운 알짜자산’ 인수… 산은, 실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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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한진해운 알짜자산’ 인수… 산은, 실탄 지원

입력
2016.11.0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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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비치터미널 등 인수자금 부족

산은, 이르면 이달 중 긴급 지원

한진 법정관리행 최순실 입김說에 뒷말

국내 유일의 국적선사가 된 현대상선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의 알짜재산을 인수할 수 있도록 산업은행이 이르면 이달 중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선다. 정부가 최근 1조원 이상을 투입하는 한국선박회사(가칭)를 설립해 사실상 현대상선에 유동성을 공급키로 하는 해운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내놓은 데 이어 국책은행까지 추가 지원 사격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최근 ‘비선 실세’ 최순실씨가 한진해운 법정관리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꼬리를 무는 상황이어서, 현대상선 몰아주기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점점 늘어나는 모습이다.

6일 금융당국과 산업은행에 따르면 산은은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알짜자산을 차질 없이 인수할 수 있도록 이르면 이달 중 추가 자금 지원에 나설 계획이다. 산은은 현대상선이 조만간 필요한 자금 목록을 담은 계획표를 제출하면 이를 바탕으로 지원 규모를 정할 예정이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이미 현대상선을 정상화시키기로 결정한 만큼 하나 남은 국적선사가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건 당연한 것”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현대상선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에 따른 국적 선사의 공백을 메우고 글로벌 해운업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한진해운이 보유한 터미널과 같은 알짜자산을 서둘러 사들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현대상선은 미국의 롱비치터미널과 함께 한진해운이 보유한 알짜 자산으로 꼽히는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지분 인수전에 뛰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당장 현대상선이 실탄으로 활용할 수 있는 현금은 2,0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정부가 한국선박회사를 설립해 현대상선의 컨네이너선(24척)을 장부가로 사들여 1조원 가량의 유동성을 공급해주기로 했지만, 당장 이 방식을 통해 실탄을 마련하는 건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리는 만큼 일단 산은이 긴급 자금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업계 안팎에선 정부의 이 같은 현대상선 몰아주기식 지원이 오래 전부터 짜여진 시나리오가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하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매출액에 비해 적은 출연금을 미르재단에 내는 바람에 미운털이 박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 사퇴 압력을 받았다고 인정하면서 한진해운의 법정관리행 역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았느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는 탓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조조정 초기만 해도 한진해운의 회생 가능성이 현대상선보다 높은 것으로 점쳐졌지만 갑자기 전세가 역전됐다”며 “의도적인 현대상선 살리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말했다. 한진해운 노조에서는 “현대상선이 현대증권을 KB금융에 고가(1조2,500억원)에 팔아 유동성을 확보한 것에 모종의 영향력 행사가 있었을 것”이란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정부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해운업 구조조정과 지원책은 원칙에 따라 진행되고 있을 뿐”이라며 “외부 입김이 작용했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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