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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 덮는 또다른 폭로… 美 대선 ‘폭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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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 덮는 또다른 폭로… 美 대선 ‘폭로 전쟁’

입력
2016.10.0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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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라면 여자들은 전부 허용”

WP, 트럼프 ‘음담패설’ 파일 공개

위키리크스는 클린턴 이메일 유출

“월가 규제” 공약과 반대 내용 담겨

힐러리 클린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힐러리 클린턴(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선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두 후보가 나선 2016년 대선이 투표일이 임박할수록 폭로전으로 치닫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류언론은 ‘납세 의혹’, ‘음담패설’ 등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의 치부를 들춰내고, 그에 맞서 공화당을 지원하는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클린턴의 약점을 공략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가 7일(현지시간) 공개한 트럼프의 치부는 공화당을 자중지란으로 빠뜨렸다. 트럼프가 지금의 부인인 멜라니아와 결혼한 직후인 2005년 10월 녹음된 것으로 추정되는 파일에서 트럼프는 “그녀한테 접근했는데 실패했다” “시도했다. XX하려고(그런데) 그녀는 결혼한 상태였다” 는 등의 말로 과거 유부녀를 유혹한 경험담을 늘어놓았다. 당시 드라마 녹화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는 현재 NBC방송의 투데이쇼 프로그램 진행자이면서 조지 W부시의 사촌인 빌리 부시도 동승했는데 트럼프는 “당신이 스타면 그들(미녀)은 뭐든지 하게 허용한다” “XX를 움켜쥐고 어떤 것도 할 수 있다” 는 등 여성의 신체 부위를 저속한 표현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WP 폭로에 대해 트럼프는 “사적 농담이었다”며 진화에 나섰다. 캠프에서는 “10년도 지난 과거사를 폭로한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항의했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격이다.

CNN은 8일 트럼프가 과거 딸 이방카를 성적 대상으로 묘사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미공개 파일까지 공개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는 2004년 라디오 DJ 하워드 스턴과 인터뷰에서 이방카에 대해 "피스 오브 애스(a piece of ass, 성적 대상으로 여기는 매력적인 여성을 지칭하는 말)라고 불러도 되겠느냐"고 묻자 동조하며 "그렇다"고 답했다. 트럼프는 2006년에도 스턴이 "(이방카가) 전보다 더 육감적으로 보인다"면서 가슴확대 수술을 했는지 묻자 이를 부정하며 "그녀는 언제나 육감적이었다"고 설명했다.

WP의 폭로 직후 위키리크스는 클린턴이 월가 금융기관에서 고액을 받고 강연한 내용과 클린턴 측근들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공개했다. 이메일들과 위키리크스에서 제시한 ‘강연 요약본’에는 클린턴의 이중성을 보여주는 내용이 가득하다.

2014년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헤지펀드 블랙록이 공동 주최한 강연에서 클린턴은 ‘자신과 남편이 누리고 있는 재산’을 언급했고, 2013년 골드만삭스 강연에서는 ‘성공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에 대해 일반인들의 편견이 있다’고 언급했다. 2014년 도이체방크 강연에서는 ‘금융개혁은 업계 자체에서 해야 한다’고 발언했고, 브라질 은행업계가 주최한 행사장에서는 ‘시장 접근이나 무역을 막는 장벽에 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내용들은 클린턴이 이번 대선에서 “경제적 약자와 근로자들을 대변한다”고 자처하며 주장한 ‘보호무역’과 ‘월가에 대한 강력한 규제’공약과는 거리가 멀다.

클린턴 캠프도 이 폭로에 대해 부인하지 못했다. 존 포데스타 선거대책본부장은 트위터를 통해 “어떤 내용이 진짜고 어떤 것이 가짜인지 가려낼 시간이 없다”면서도 “트럼프를 선호하는 러시아들에게 해킹 당하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라고 밝혔다. 클린턴의 잘못된 발언을 해당 사실이 폭로된 배후에는 러시아가 있다는 점을 부각하는 방법으로 물타기를 시도한 것이다.

‘빌 클린턴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주장을 리트윗한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
‘빌 클린턴대통령에게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의 주장을 리트윗한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

오바마 행정부는 민주당 이메일 해킹 사건의 배후를 러시아로 공식 지목하면서 클린턴 캠프를 지원사격했다. 이 사안을 수사해온 미 국토안보부와 국가정보국(DNI)은 공동성명을 통해 "이들 절도와 폭로는 미 대선 과정에 개입하기 위한 의도였다"고 비난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ch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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