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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美·英 인질과 달리 현실적 조건 협박 '차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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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美·英 인질과 달리 현실적 조건 협박 '차별화'

입력
2015.01.2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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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습 직접 참여 안 해 달리 대응한 듯 "둘 중 1명 살해는 협상 겨냥한 압박"

일본 취재진이 25일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된 것으로 보이는 유카와 하루나의 부모가 사는 도쿄 북쪽 지바현 주택가에 취재를 위해 몰려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일본 취재진이 25일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된 것으로 보이는 유카와 하루나의 부모가 사는 도쿄 북쪽 지바현 주택가에 취재를 위해 몰려 있다. 도쿄=AP연합뉴스

이슬람국가(IS)로 추정되는 세력이 일본인 납치 이후 잇따라 공개한 인질 동영상과 음성메시지는 기존의 살해 위협 성명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합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첫 동영상에서 몸값 요구가 이런 종류의 동영상에서는 처음 등장한데다, 사진에 음성 성명을 붙인 이번 메시지에서는 요구조건을 바꿔 기한을 정하지도 않고 협상에 응하라고 재촉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영국 등의 기자와 구호활동가들을 인질로 잡고 협박할 때는 IS에 대한 공격 중단을 요구하며 실제 참수하는 듯한 동영상을 보여줬지만 이번에는 살해된 사진을 보여주는데 머물렀다. IS 공습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일본에는 다른 대응을 하면서 최대한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는 속셈을 엿볼 수 있다.

지난 20일 인터넷에 공개된 최초 동영상에서 IS 추정 세력은 고토 겐지, 유카와 하루나를 인질로 붙잡은 모습을 보여주며 몸값 2억달러를 요구했다. 다소 터무니없는 이 금액은 직전 아베 일본 총리가 중동 순방 중 이집트에서 IS 대응에 2억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데 대한 반발로 추측됐다.

기한으로 정해진 사흘간 일본 정부는 부족한 정보ㆍ외교력을 총동원해 이들과 접촉을 시도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채 나흘이 지나 갑자기 유카와 참수 사진을 든 고토와 음성 메시지가 공개된 것이다. 이번 메시지는 남은 인질 한 명을 살리는 조건으로 돈이 아니라 폭탄테러범 석방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이익을 최대한 챙기기 위해 실제로 협상하려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유카와 살해는 협상 성공을 위한 압박 수단으로 볼 수 있다. 2억달러 몸값 요구보다 더 성사가능성이 희박해 협상의 여지가 전혀 없는 공습 중단을 요구하며 지난해 미국, 영국 등의 인질을 살해한 것과 차이가 난다.

고토의 음성으로 추정되는 이번 메시지에 실제로 “실현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고토) 목숨을 구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강조하고 싶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것도 일본 정부를 이용해 요르단이 테러범을 석방하도록 해보려는 속셈을 읽을 수 있다.

3년여 전 이라크에서 무장세력에게 붙잡혔다 풀려난 적이 있고 고토와도 친분이 있는 프리랜스 기자 야쓰다 준페이는 NHK 인터뷰에서 “이번 요구는 기한을 정해놓지 않고 있는데다 2억달러 몸값에 비하면 현실적인 조건으로 바뀌었다는 것을 봐도 IS가 본심을 드러낸 것이 분명하다”며 “결론을 망설여봐야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으니 일본 정부는 모든 채널을 동원해 고토가 풀려나도록 전력을 쏟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IS 취재 경험이 있는 사진기자 요코타 도오루는 “몸값을 지불할지 말지 확실히 하지 않는 일본의 대응을 보고 좀더 위협하는 방식으로 전술을 바꾼 것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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