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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누리당, 환골탈태는커녕 혼란상만 연출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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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누리당, 환골탈태는커녕 혼란상만 연출하니

입력
2016.04.1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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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ㆍ13 총선 참패 이후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새누리당의 혼란이 가관이다. 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의식을 찾아보기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계파 패권에 대한 미련까지 엿보여 총선 참패 이후에도 여전한 민심 오독(誤讀)의 방증이 되고 있다.

여당 사상 최악의 선거 참패를 겪고도 최고위원회가 핵심 책임자인 원유철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낙점한 것부터 안이했다. 당내의 들끓는 반발에 원 원내대표는 마지못해 “가장 이른 시간 내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선출된 원내대표에게 비대위원장직을 이양하려 한다”고 밝혔지만 애초부터 고사했어야 할 자리다. 더욱이 그가 비대위원 인선 구상까지 하고 있었다니 당내 쇄신파의 반발은 당연하다.

친박 패권주의에서 비롯한 공천 실패와 논란에서 선거의 결정적 패인을 찾을 수밖에 없음을 감안할 때 친박계는 스스로 몸을 낮추어 마땅하다. 절차적 이유를 들었다지만 신박(新朴)을 자임하는 원 원내대표가 잠시 동안이라도 비대위를 이끌겠다는 것부터 계파 갈등, 당내 분란의 불씨를 키우는 일이다. 이처럼 둔감한 상황 판단도 결국 민심과 동떨어진 새누리당의 정서, 위기의식의 부재를 웅변한다. 나아가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당분간 관리형 비대위 체제로 가겠다는 구상도, 정풍과 쇄신이 필요한 지금 과연 그렇게 헛되이 시간을 낭비할 여유가 있는지를 의심스럽게 한다.

선거패배 이후 새누리당 인사들은 저마다 환골탈태를 외치고 있지만 말만으로 체질을 바꿀 수는 없다. 지금 새누리당의 혼란상을 보면 민심이 원하는 바는 물론이고, 변화된 정치지형이 던진 의미조차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듯하다. 3당 체제는 여야 관계는 물론이고 당청관계의 변화까지 요구한다. 청와대 요구를 무턱대고 받들던 과거의 행태로는 국회 운영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집권당으로서의 책임도 다하기 어렵다.

여야 모두 내부적으로 정당 민주주의의 기틀을 튼튼히 하고 3당 사이의 정당한 정책경쟁을통해서나 건강한 정치발전이 가능하다. 그런데도 지금의 여당은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방향감각을 상실한 모습이다. 시늉만으로 끝나는 환골탈태나 야당의 실수에 기대려는 안이한 자세로는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그나마 새누리당 내부에서 한때 목소리를 죽였던 중도개혁파가 조금씩 자기주장을 하기 시작했다니 다행이다. 이들의 변화ㆍ쇄신 요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게 하루 빨리 혼란상을 극복하는 지름길이다. 당장 비대위 구성에서 뼈를 깎는 쇄신 의지를 분명히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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