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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망률은 줄었지만… 시도하는 사람 4년새 2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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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사망률은 줄었지만… 시도하는 사람 4년새 26% 늘었다

입력
2018.03.05 04:4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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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 실패 탓 사망률 줄어

10명 중 7명이 청ㆍ장년층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의 자살사망률이 근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자살이나 자해를 시도하는 이들은 해마다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 새 국내에서 자살 및 자해를 시도해 응급실에서 진료받은 사람은 26% 증가했다. 자살시도자 10명 중 7명은 20~50대 청ㆍ장년층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목숨을 끊는 결심을 한 첫 번째 원인으로 분석된다.

4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자살시도자에 대한 지역사회 정신건강증진 서비스 공급 체계 개선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자살 및 자해 시도로 응급의료기관을 내원해 국가응급환자진료정보망(NEDIS)에 수집된 사례는 2011년 2만1,237건에서 2015년 2만6,750건으로 25.9%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률이 31.7명(2011년)에서 26.5명(2015년)으로 낮아진 것과 반대되는 결과다. 2016년에도 자살사망률은 25.6명으로 소폭 낮아졌다. 자살사망률이 줄어든 것이 시도 실패에 따른 것이지 자살예방정책 등이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 동안 자살사망률은 노인이 월등히 높다고 분석됐지만 ‘자살 시도자’는 청ㆍ장년층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2015년 통계만 보면, 자살ㆍ자해 시도자는 40대(5,549명)가 가장 많고 30대(4,876명), 50대(4,286명), 20대(4,876명) 등 약 73%가 청ㆍ장년층(20~50대)이었다. 10대 이하는 2,319명, 60대는 1,993명, 70대는 1,888명, 80대 이상은 968명에 그쳤다. 그 해 자살자망자 수는 60대 이상이 4,833명으로 50대 이하(8,680명)의 절반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인구 10만명 대비 자살사망률은 65세 이상 노인(58.6명)이 15~64세(25.9명)의 두 배를 웃돌았다.

연구팀이 전국 60개 정신건강복지센터 자살예방사업 담당자를 대상으로 자살시도자들의 특성에 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원인은 연령대별로 차이가 컸다. 아동ㆍ청소년 자살 시도자는 교우관계(43.3%)가 가장 큰 원인이었고 가족갈등 및 불화(20.0%)가 뒤를 이었다. 성인은 경제적 문제(51.7%)가 압도적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노인은 신체 건강(38.3%)과 경제적 문제(26.7%) 순이었다.

자살시도자가 자살을 재시도해 사망에 이르는 비율은 일반 인구에 비해 25배 가량 높은 편(2014년 기준)이다. 이 때문에 자살예방사업 담당자들은 등록된 자살시도자 10명 중 7명은 정신과적 치료가 필요하고, 실제 정신의료기관으로 응급입원이 필요한 비율도 59.8%에 달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자살시도자가 응급입원을 하려면 경찰과 의사의 동의가 필요한데 이때 의견이 일치하지 않아 입원을 미루는 사례가 많은 편(55%)으로 나타났다. 이상영 보사연 선임연구위원은 “자살시도 이후 집중적인 밀착관찰과 심리적ㆍ정서적 안정을 위한 서비스가 매우 중요하다”며 “정신질환자로 보기 어렵더라도 자살 시도 대상자는 일정기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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