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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수출 열 달 연속↓… 약발 안 먹히는 한중F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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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中수출 열 달 연속↓… 약발 안 먹히는 한중FTA

입력
2016.12.11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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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중 시장개방폭 가장 낮고

비관세장벽 해소 노력 부족 탓

우유ㆍ화장품 등 통관 지연 늘어

사드 불똥 비관세장벽 더 높아질 듯

매일유업의 흰 우유는 지난해만 해도 중국으로 30억원 어치나 수출됐다. 그러나 최근 매일유업의 중국 수출 길은 거의 막혔다. 서울우유와 연세우유, 남양유업 등의 대(對)중 흰 우유 수출도 20~30%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흰 우유는 인천이나 군산항에서 고속페리편으로 칭다오(靑島) 등 중국 주요 도시로 수출된 뒤 각 지역 대형마트 등을 중심으로 판매돼 왔다. 그러나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의 배치 결정 후 반한 감정이 높아지며 통관 지연 사례들이 급증하고 있고 반품률도 50%에 육박하고 있다. 중국의 비관세 장벽이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과 중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1년이 됐지만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은 오히려 악화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전문가들은 관세 인하 품목 수를 너무 낮춰 잡은 한중 FTA를 재협상하기는 힘든 만큼 중국의 비관세 장벽을 없애기 위한 노력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1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12월20일 한중 FTA가 발효된 후에도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매월 두 자릿수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월 21.5% 감소세를 기록한 데 이어 2월 -17.7%, 5월 -15.0%, 10월 -12.0% 등 10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세다. 아직 최종 집계되진 않았지만 11월과 12월 수출 실적도 크게 개선되긴 힘들 전망이다.

박근혜 정부는 한중 FTA가 발효되면 대중 수출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홍보했다. 그럼에도 FTA 발효 후 대중 수출은 거꾸로 줄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FTA 발효 후 해당국으로의 수출 실적이 감소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현상”이라며 “학계와 함께 관련 보고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중 FTA 협정 자체가 실제 수출 증가에 도움이 안 되는 낮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시장 개방 폭을 의미하는 한중 FTA의 자유화율은 품목 수 기준으로 90.7%에 불과, 한미 FTA(100%) 등 우리나라가 체결한 다른 FTA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수입액 기준 자유화율도 한중 FTA는 85% 수준이다. 유럽연합(EU)이나 호주와 체결할 FTA는 100%였다.

서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한중 FTA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FTA중 자유화율이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협정 자체가 대중 수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하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높은 비관세 장벽을 없애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부족했다는 점도 수출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중국은 한중 FTA 발효 후에도 통관이나 위생 등의 비관세 분야에서 여전히 높은 장벽을 쌓고 우리 제품의 중국 진출을 막고 있다. 실제로 지난 1~9월 중국이 한국산 식품과 화장품에 대해 수입 통관 불합격 조치를 내린 건수는 148건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불합격 건수(130건)를 넘어섰다. 지난해 중국 통관 불합격 건수 1~3위인 대만, 미국, 한국 중 통관 불합격 조치가 늘어난 국가는 우리나라뿐이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비관세 장벽 제거는 FTA 체결과 함께 대중 수출을 늘리기 위한 필수조건인데 이 부분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미흡했다”며 “대통령 탄핵 등 정국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금한령(禁韓令), 사드 등 비무역 이슈로 중국의 비관세 장벽은 더 높아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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