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후 첫 주말, 야권 대선주자 정중동 행보 속 차별화

문재인 ‘위로와 용서’ 호남행

안희정 캠페인 중단 후 정국구상

이재명 광화문 촛불집회 참석

안철수 공식 출마선언 검토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1일 오전 광주 서구 천주교 광주대교구에서 한 지지자로부터 초상화를 선물 받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탄핵이 인용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회견장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인용 결정으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한 11일 야권의 대선 주자들은 ‘정중동’ 행보 속 각자 결이 다른 메시지를 강조했다.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는 ’위로와 용서’라는 기조로 호남을 찾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다. 문 전 대표는 10일 헌재가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자마자 진도 팽목항을 찾아 미수습자 가족들을 만난 데 이어 이날 광주 천주교 광주대교구 교구장 김희중 대주교가 집전하는 미사에 참석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미사 후 기자들과 만나 “탄핵 결정으로 국민이 위대한 승리를 거뒀지만 아직은 절반의 승리”라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국민이 마음 모아 갈등과 분열을 치유하고, 함께 나아가자고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참석했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행보는 용서와 통합의 메시지 전달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문 전 대표는 이날 김 대주교와의 오찬 후 서울로 상경해 12일 탄핵 관련 기자간담회를 준비한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가시화된 조기 대선에서 선두주자이자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탄핵 국민에서 불거진 국론 분열을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를 최우선 과제로 놓고 대선 일정을 재개할 것”이라고 전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날도 공식 일정 없이 정국 구상을 이어갔다. 안 지사는 앞서 탄핵 선고 이후 3일 동안은 국민 불안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 모든 선거캠페인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탄핵 국면에서 ‘대통합’을 외쳐온 안 지사 측은 차기 대선의 초점이 과거에 대한 심판에서 분열된 사회 통합과 안정, 미래 비전으로 이동할 경우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이날 광화문 촛불집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시장 측 관계자는 “이 시장이야 말로 촛불이 발견하고 키워낸 대선 주자”라면서 “끝까지 촛불민심과 함께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대표도 이날 특별한 일정 없이 정국 구상에 몰두했다. 특히 국민의당이 전날 경선룰 마련에 극적 합의하며 경선레이스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만큼 당분간 당내 경선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안 전 대표는 이르면 다음주 내에 공식 대선 출마 선언을 검토하고 있어 이와 관련한 논의 역시 경선 캠프 차원에서 진행하고 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와 함께 경기도당 여성위원회 주최 대선주자 토크쇼에 참여, 여성당원들과 ‘저녁이 있는 삶, 가족이 있는 삶’에 대한 정책 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