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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②] 임효준이 올리는 감사의 편지...부모님ㆍ안현수ㆍ이승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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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②] 임효준이 올리는 감사의 편지...부모님ㆍ안현수ㆍ이승엽까지

입력
2018.03.0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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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준(왼쪽)이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임민환 기자.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지난달 10일 밤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나선 한국 선수단에 낭보가 들려왔다. 임효준(22ㆍ한국체대)은 이날 쇼트트랙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선수단의 대회 첫 금메달이었다.

임효준은 대회기간 받은 축하 메시지가 700~800개에 달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지난달 28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한 그는 “워낙 많은 분들이 축하해주셔서 일일이 연락 드리는 데도 꽤 많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며 감사해했다. 임효준이 고마운 사람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1인칭 시점의 편지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쇼트트랙 선수 임효준이 고마운 분들께.

제일 먼저 부모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아버지, 어머니! 중고등학생 시절 부상도 많이 당했는데 묵묵히 힘이 돼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무엇보다 저를 믿어주신 게 큰 힘이 됐어요. 평창올림픽 때 경기를 다 지켜보셨는데 제가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다”고 말씀 드렸을 때 부모님께서 하신 “수고했다”는 한 마디가 어찌나 감동이던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신청 곡을 선택해 달라고 요청을 받아서 처음에는 제가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의 곡을 선택했는데 플레이리스트에 있는 그룹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라는 곡을 들으니 불현듯 아버지의 옛 말씀이 떠오르더라고요. 제가 중고등학생 때쯤 차를 타고 가다가 그 노래가 들렸는데 그때 아버지께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노래다”라고 하셨던 기억이 나요. 그래서 제작진에게 급히 요청을 해서 그 곡으로 신청 곡을 바꿨죠. ^^

임효준이 한국스포츠경제 창간 3주년을 축하하고 있다./사진=임민환 기자.

경상도 아이라 그런지 집에서는 부모님께 표현도 잘 하지 못하고 짜증도 많이 내는 무뚝뚝한 아들이지만, 속 마음은 그게 아니랍니다. 하하. ^^ 부상을 많이 당했을 때 몰래 우시는 모습을 봤었는데… 부모님 덕분에 꿈을 이룰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응원해주시고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전에 인터뷰 때 태어나서 처음 “사랑합니다”라고 말씀 드린 적이 있는데 오늘 2번째로 해봅니다. 부모님 사랑합니다! 바쁜 훈련 일정 탓에 1년에 5차례 대구 집에 갈까 말까 하는데 가게 되면 또 가족 외식하러 가요. 저는 그 소소한 일상이 정말 행복해요.

선수 생활 첫 번째 고비를 무사히 넘기게 해주신 전명규 한체대 교수님께도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교수님, 제가 중학교 1학년 때 대구에서 훈련하다 처음 부상을 당해 6~7개월 간 운동을 하지 못했을 때 기억 나시죠? 그때 교수님께서 어머니에게 전화를 하셔서 “너무 아까운 선수에요. 서울에 한 번 오게 해서 형들과 함께 훈련 받도록 해보는 게 어떻겠어요?”라고 제안하셨죠. 그로 인해 다시 운동을 할 수 있게 됐어요. 중학교 2학년 때 홀로 상경해 코치 선생님과 2년 반 동안 같이 살면서 국가대표의 꿈을 키워갔던 생각이 새록새록 나네요. 정말 감사드려요.

김선태(42) 대표팀 감독님! 태극마크를 단 후 약 1년 간 감독님께 얼마나 많은 가르침을 받았는지 모르겠어요. 스케이팅 기술과 관련한 것뿐 만 아니라 감독과 선수간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 등도 다 감독님을 통해서 깨닫게 됐어요. 지난 1년은 가장 기억에 남고 제가 많이 성장한 한 해가 됐던 것 같아요. 분위기 메이커가 돼주신 대표팀의 곽윤기(29ㆍ고양시청) 형과 다른 형, 동생들 모두 감사드려요.

안현수(33ㆍ러시아명 빅토르 안) 형과 ‘야구 전설’ 이승엽(42) 선배님께도 꼭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어요. 현수형! 언제나 응원해주셔서 몸들 바를 모르겠어요. 평창올림픽 전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국체대에서 같이 훈련했을 때가 생각나네요. 그때 “긴장된다”고 하니까 형이 “나도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 때 긴장 많이 했다. 크게 긴장 하지 말고 연습한대로 하면 잘 할 수 있을 거야”라고 조언해주셨던 게 얼마나 고마웠는지. 대회 후에도 “가족과 함께 TV로 지켜봤다”며 “축하한다”고 했을 때 정말 날아갈 뜻 기뻤어요. ^^ 2006 토리노 대회 때 형의 모습을 보고 국가대표의 꿈을 키운 제게 형의 응원은 남다르게 다가왔어요. 쇼트트랙 전설이자 제 롤 모델이자 좋아하는 형이기도 한 현수형! 언제 꼭 밥 한번 같이 먹어요. 현수형을 비롯해 김동성(38) 선배님 등 훌륭하신 선배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임효준이 본지와 단독 인터뷰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임민환 기자.

이승엽 선배님! 야구 전설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인내, 자기관리가 필요했을까라는 생각에 저절로 두 손이 모아지더라고요. 선배님을 항상 본받으려고 노력해왔어요. 전에 식사 같이하자고 전화 주셨을 때 정말 감동 받았답니다. 17일부터 열리는 캐나다 몬트리올 세계선수권이 끝나면 선배님과 식사 한 번 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팬 분들께도 인사 드려요. 평창올림픽 전에 5,000여명이었던 제 인스타그램 팔로워 분들이 대회 후에는 약 30만 명까지 늘었더라고요. 아까 한국스포츠경제와 인터뷰 도중에 사인 받으러 와주셨던 팬 분들도 감사해요. 갑자기 받는 관심과 시선이라 살짝 부담이 되기는 하지만, ‘저 임효준이라는 선수를 너무 많은 분들이 지켜봐 주시구나’라는 생각에 한편으로는 뿌듯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쇼트트랙 하면 떠오르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할게요.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길 약속 드립니다! ^^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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