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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봉현, 어마어마한 로비’ 새 국면…정관계 유착 수사로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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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봉현, 어마어마한 로비’ 새 국면…정관계 유착 수사로 번지나

입력
2020.06.17 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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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언론 출신 대표로 영입 후 호남 정치인ㆍ여권 인사 등 접촉

라임 부실 가시화 전부터 로비 정황… 검찰, 업무수첩 등 토대 행적 추적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월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의 전주(錢主)이자 정관계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영장심사를 받기 위해 지난 4월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라임자산운용의 실질적 전주로 알려진 김봉현(46ㆍ구속)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현직 국회의원에게 수천만원대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라임 사태 수사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어마어마한 로비’를 해왔다는 김 전 회장이 도피 중에도 로비 대상으로 청와대와 검찰의 고위 관계자 등을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거대 금융범죄에서 정관계 유착 수사로 비화될 가능성도 있다.

16일 한국일보 취재 결과, 광주 출신의 사업가였던 김 전 회장은 2014년 초 지인을 통해 광주MBC 보도국장 출신의 이모씨를 소개받고 스타모빌리티 대표로 영입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를 통해 호남 출신 정치인이나 여권 인사들과 접점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김 전 회장 측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 대표가 중간에 나서 ‘로비를 도와주겠다’ 해서 한 것뿐”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수원여객 횡령 사건으로 도피 중이던 김 전 회장은 올 3월 이 대표를 통해 소개 받았다며 정관계 인사 명단을 폭로하기도 했다. 명단에는 386 출신의 K의원뿐만 아니라, 열린우리당 출신 김모 전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대표, 20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이었던 A의원, 전직 검찰 고위관계자 B씨, PK(부산ㆍ경남)에 지역구를 둔 C의원, 청와대 고위관계자 D씨, 친노(親盧) 정치인 E씨 등이다. 김 전 회장은 광주, 고려대 출신의 지역 언론인이었던 이 대표를 정관계 접촉의 ‘가교’로 활용했다.

국내 헤지펀드 업계 1위를 달리던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터지자 라임의 구원투수로 등장했던 김 전 회장은 이미 라임의 투자 부실이 가시화되기 전부터 정계 로비를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7월 라임이 코스닥 상장사들의 전환사채(CB)를 편법으로 거래한다는 의혹이 언론에 보도된 지 이틀 만인 7월 24일 김 전 회장과 이 대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은 열린우리당 출신 김씨를 통해 A의원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 이 대표는 또 나흘 뒤인 7월 28일 청와대 장관급 관계자 D씨를 찾아 라임 측 해명이 담긴 기사들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또 김씨를 통해 알게 된 친노 정치인 E씨가 감사로 재직 중이던 전문건설공제조합의 투자를 받을 목적으로 2018년 6, 7월쯤 E씨를 찾아가 투자 제안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의 투자를 받진 못했지만, 김 전 회장은 E씨에게 자신이 경영하고 있는 회사 인터불스(옛 스타모빌리티) 주식 투자를 권유했다. E씨 동생은 인터불스에 투자했다가 수억원의 피해를 입었고, 김 전 회장에게 손실 보전 명목으로 3,000만원을 받았다.

김 전 회장 또는 라임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공직자는 금융감독원 출신의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이 유일하다. 어마어마한 로비를 통해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하고, 라임의 우량 펀드를 매입하려 했다는 의혹에 비해 검찰 수사 결과가 초라하기 그지없는 셈이다.

다만 검찰이 김 전 회장과 참고인들의 진술 및 김 전 회장의 업무수첩, 스타모빌리티가 회원권을 보유했던 아시아나 CC 골프장 출입 명단 등을 토대로 김 전 회장의 정관계 로비 행적을 추적하고 있어 수사가 확대될 개연성은 다분하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김 전 회장이 라임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평소 친분을 쌓아놨던 인맥을 활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K 의원에게 건너간 금품도 라임 사태와 관련성이 있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4월 1일 오후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경기 안산시 상록구 스타모빌리티 본사. 안산=뉴시스
4월 1일 오후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는 경기 안산시 상록구 스타모빌리티 본사. 안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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