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반갑다”, “야, 오랜만이다~ 공부는 많이 했겠지”, “손 잡지 말고, 모여 있지 마라~”
20일 오전 전남 목포시 신흥 명문고로 떠오르는 덕인고등학교 3학년 교실은 학생과 교사 등의 안부인사로 시끌벅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굳게 닫혀 있던 교문이 80일 만에 열렸기 때문이다.
집에 머물면서 답답했던 학생들은 이날 첫 등교에 설렘이 가득했지만 교사들은 진진한 표정이 역력했다. 이 학교 김태규(3년)군은 “그동안 집에 있으면서 대입 때문에 걱정만 하고 있었는데 학교에 오니 친구들도 만나고 너무 기분이 좋다”며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아 다소 불편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공부한다면 대입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고 좋아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둔 덕인고 3학년은 이날 155명이 등교했다. 이중 33명은 19일 오후 기숙사에 입소했다. 이날 등교를 하지 못한 학생 2명은 장염 등으로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고 학교측은 설명했다.
교육부 지침은 하루 두 차례 발열 체크지만 덕인고는 등교시간과 1교시 입실, 점심, 하교시간, 야간자율학습 5회 실시한다.
김학일 교장은 “온라인 수업과 현장 수업을 병행하지만 ‘거리두기’ 등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며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오니 이제서야 배움 공동체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8시 5분쯤 전남 무안군 일로읍 일로동초등학교 교문도 열렸다. 3학년 서아름(10)양이 들어서자 임지은 교장이 반갑게 맞이하며 인사를 건넸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아름양도 선생님에게 배꼽 인사하며 교실로 향했다.
장석웅 전남도교육감은 “학교 오고 싶었지, 반가워”를 연발하며 아이들과 일일이 눈인사를 나눴다. 아이들 손에는 전남교육청이 미리 준비한 건강지킴꾸러미(마스크, 손소독제, 알콜티슈 등)가 전달됐다..
이 학교 전교생 40명 중 집이 가까운 아이들은 걸어서, 통학 거리가 먼 아이들은 두 차례 통학버스와 통학택시(4대)로 등교를 마쳤다. 평소 한 차례씩 운행하는 통학버스는 이날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를 위해 두 차례로 나눠 운행했다.
학생들은 교실로 들어서자마자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달라진 일상을 겪어야 했다. 입구에서 친구들과 2m 이상 거리를 두고, 한 줄로 기다렸다가 발열체크와 손소독을 한 뒤 교실에 들어갔다.
한편 전남도 내 각급학교 등교수업은 단계ㆍ순차적으로 이뤄진다. 20일에는 고3과 전교생 60명 이하 초ㆍ중학교, 특수학교(전공과)가 우선 등교하고, 27일은 고2와 중3, 초 1~2, 유치원, 특수학교(유ㆍ고)가 등교수업을 시작한다. 다음달 3일에는 고1과 중2, 초 3~4, 특수학교(초ㆍ중)가 등교를 시작하며, 8일은 중1과 초 5~6을 마지막으로 등교개학이 완성된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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