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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수업’ 신인 박주현 “심은하의 재림? 김혜자 선생님이 롤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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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수업’ 신인 박주현 “심은하의 재림? 김혜자 선생님이 롤모델”

입력
2020.05.14 04:3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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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에 출연한 박주현. 넷플릭스 제공
그림 1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에 출연한 박주현. 넷플릭스 제공

“청소년 성매매 범죄를 다룬 작품이어서 비슷한 사례를 많이 찾아봤는데도, ‘n번방 사건’은 엄청난 충격이었고 너무 화가 났어요. 평소에도 청소년 문제에 관심이 있었지만, 이번 작품을 하고 나니 관심만으론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청소년 범죄를 다룬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으로 최근 관심을 모으고 있는 신인배우 박주현(26)은 지난 8일 온라인 화상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모바일 앱으로 조건만남을 알선하는 동급생의 범죄에 가담하는 인물을 연기한 뒤여서인지 n번방 사건에 대해 착잡한 심정을 숨기지 못하는 듯했다. 그는 “‘인간수업’ 출연 뒤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우리 사회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성인으로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질문을 많이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가 ‘인간수업’에서 맡은 배규리는 주인공 오지수(김동희)만큼이나 문제적 인물이다.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데다 똑똑하고 운동도 잘하며 교우관계도 좋은 ‘핵인싸’지만, 지수의 범죄를 알고도 말리기는커녕 ‘동업자’를 자처하며 일을 키운다.

그만큼 연기의 난이도도 높다. 또래 청소년의 성을 착취하는 데 거리낌이 없는 사악함,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청소년으로서 감출 수 없는 미숙함과 연약함, 죄의식 없이 범죄를 꾸미는 대담함, 사건에 휘말려 들어가면서 느끼는 두려움 등 복잡한 감정과 성격을 드러내야 한다.

이런 배규리를 입체적으로 연기하기 위해 청소년 시기 자신의 방황과 고민을 다시 떠올리기도 하고, 청소년 범죄자 대상 심리상담 전문가 등을 만나 범죄 심리를 탐구했다. 신문기사 등 비슷한 사례를 찾아보고 청소년 범죄 등 사회문제에 대한 공부도 했다. 스스로도 “고생을 많이 했고 공부도 많이 하면서 찍은 작품이라 뿌듯하고 만족스럽다”고 말할 정도다.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에서 박주현은 미성년 성매매 범죄에 가담하는 배규리 역을 연기했다. 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에서 박주현은 미성년 성매매 범죄에 가담하는 배규리 역을 연기했다. 넷플릭스 제공

이런 노력 덕인지 시청자 반응도 좋다. 벌써 ‘심은하의 재림’이라는 표현도 나온다. 수수한 외모를 스크린 삼아 그 위에 선과 악, 강과 약, 명과 암을 수시로 교차시키는 연기력이 심은하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이다. “심은하 선배님의 오랜 팬으로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배우로서 제 롤모델을 꼽자면 김혜자 선생님이에요. 영화 ‘마더’나 드라마 ‘눈이 부시게’ 같은 작품을 통해 제게 늘 새로운 영감을 주시는 분입니다. 언젠가는 꼭 한 작품에서 함께 연기해 보고 싶습니다.”

10대 시절 뮤지컬 ‘캣츠’를 보고 난 뒤 배우를 꿈꾸기 시작했다는 박주현은 잠재력이 큰 배우다. 아이돌 그룹 연습생 제의를 받은 적이 있고 밴드에서 활동하기도 했을 만큼 음악에 재능이 있는데다 운동을 좋아해 “몸을 쓰는 액션 연기나 뮤지컬에 도전해 보고 싶다”고도 했다. 데뷔작 ‘인간수업’으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요즘, 그는 즐거운 나날을 보내는 중이다. “책임감도 느끼지만 기분 좋은 부담감도 느낍니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더 즐겁게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나저나 ‘인간수업’ 시즌2를 찍게 된다면 배규리는 어떻게 나올까. 더 악랄해졌을까, 아니면 개과천선이라도 했을까. “규리는 자신의 잘못을 바로잡을 기회가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어요. 시즌2가 나온다면 규리는 더 흑화할 것 같아요.”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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