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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코로나 지휘부’도 뚫렸다… 트럼프 경제 드라이브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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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코로나 지휘부’도 뚫렸다… 트럼프 경제 드라이브 빨간불

입력
2020.05.10 21:0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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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8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2차 세계 대전 전승 75주년 헌화식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8일 워싱턴에서 열린 제2차 세계 대전 전승 75주년 헌화식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백악관 대응 지휘부를 덮쳤다. 감염병 통제 성공을 자축하며 경제 재개를 밀어붙이던 백악관이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력에 떠밀려 미 대다수 지역이 봉쇄 해제에 돌입한 상황에서 ‘2차 유행’의 파고가 거세질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던 파견 군인에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대변인 케이티 밀러가 8일(현지시간)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백악관은 일약 코로나19 확산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밀러는 트럼프의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선임보좌관의 부인인데다, 코로나19 브리핑 및 태스크포스(TF) 회의에 정기적으로 참석한 인물이어서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

당장 코로나19 TF 멤버인 보건당국 핵심 인사들이 줄줄이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과 로버트 레드필드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이 2주간의 자가 격리를 시작했고,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도 완화된 형태의 재택 근무를 할 예정이다. CNN방송은 밀러 대변인이 접촉한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19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백악관이 사용하는 신속 진단 테스트는 15%의 오진율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일부 백악관 관리들과 TF 멤버들이 매우 큰 위험에 직면해 있다”면서 재택 근무 여부를 놓고 우왕좌왕하는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8일 하루 종일 다들 완전히 제 정신이 아니었다”고 했다.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의 개인비서도 최근 양성판정을 받았으나 해당 직원은 최근 수주간 재택근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발 무더기 감염 가능성은 경제정상화에 자신감을 불어넣으려던 트럼프의 행보에 제대로 찬물을 끼얹었다는 평가다. 뉴욕주(州)를 제외하고 코로나19 발병세가 그대로지만 백악관의 강공 드라이브 탓에 대부분 지역은 봉쇄 조치 완화를 시작했다. CNN은 9일 “이번 주말까지 47개주가 일부 규제 조치를 해제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4일부터 규제를 푼 플로리다의 경우 2,500여명의 신규 확진 환자가 나오는 등 재확산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날까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30만명, 사망자는 7만8,000명을 넘었다. 여전히 확진자 2만명, 사망자 1,000명 이상이 매일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코로나19 소용돌이는 백악관이 자초한 것이란 비판도 나온다. 그간 백악관 직원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사회적 거리두기도 지키기 않아 바이러스가 덮치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는 얘기다. 트럼프는 백악관 내 확진자가 나온 8일에도 제2차 세계대전 전승 75주년 헌화식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잇단 코로나19 대응 실책에 지지기반마저 흔들리고 있다. 최근 시장조사기관 모닝컨설트 여론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연령층에서 대선 맞상대가 유력한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지지율이 트럼프보다 10%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어르신 세대는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기반이지만,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연령층이다 보니 트럼프의 미숙한 정책에 그만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현직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왔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트럼프 비판 대열에 가세했다. CNN이 입수한 오바마 전 대통령의 음성 파일을 보면 그는 백악관에서 함께 일한 참모들과 통화를 하면서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을 “완전히 혼란투성이 재앙”이라고 맹비난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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