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옥스퍼드대 연구진이 이르면 올해 9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미 동물 대상 실험에 성공한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는 5월에 대규모 임상시험을 거쳐 당국의 긴급 승인을 받으면 9월까지 수백만 회 분량의 백신을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7일(현지시간) “백신 개발을 위한 전 세계의 경쟁에서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모더나 테라퓨틱스, 중국의 캔시노 바이오로직스 등 지금까지 10여 곳이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제너연구소가 가장 빨리 동물시험을 마치고 사람을 대상으로 대규모 임상시험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지난달 미 국립보건원(NIH) 연구진은 제너연구소 백신을 접종한 원숭이 6마리의 경우 코로나19에 노출된 뒤에도 건강한 상태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빠른 속도가 가능한 것은 제너연구소가 이미 지난해 코로나19와 같은 계열인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ㆍ사스)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ㆍ메르스)을 대상으로 자체 개발한 백신 접종 방식의 인체 안전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개발한 ‘ChAdOx1’ 백신은 비복제의 무해한 코로나바이러스 DNA를 체세포에 투입하는 근육 내 주사 방식이다.
이와 관련, NYT는 “다른 팀들은 인체 안전성을 증명하기 위해 수백 명 규모의 작은 임상시험부터 시작하는 데 비해 제너연구소는 5월 말까지 6,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험을 계획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너연구소는 ‘안전성 입증’을 넘어 실질적인 ‘효과 검증’이 목표라는 것이다. 연구소 측은 “규제 당국의 긴급 승인만 가능하다면 9월까지 최초 수백만 회분의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연구팀을 이끄는 세라 길버트 교수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백신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80% 정도 자신한다”고 말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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