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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들도 6월 선물서 긴급 대피… 원유 선물시장 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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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손’들도 6월 선물서 긴급 대피… 원유 선물시장 요동

입력
2020.04.29 01:00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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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기가 먼 선물로 교체 매매… 반짝 반등한 유가 25% 또 폭락 

미국 텍사스주 프리포트에 있는 브라이언마운드 전략비축유 저장 기지 모습. 미국 에너지부는 자국 내 원유생산기업 9개 회사에 총 2,300만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 저장고를 대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프리포트에 있는 브라이언마운드 전략비축유 저장 기지 모습. 미국 에너지부는 자국 내 원유생산기업 9개 회사에 총 2,300만배럴 규모의 전략비축유 저장고를 대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로이터 연합뉴스

공급 과잉과 수요 부족, 저장고 부족 등으로 요동치고 있는 국제유가가 또 다시 하루에 25%나 급락했다. 국제유가 선물에 투자하는 세계 최대 규모 상장지수펀드(ETF)를 비롯, 원유시장을 움직이는 ‘큰손’들이 유가 급락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평상시보다 훨씬 이른 시점에 만기가 먼 선물로의 교체매매(롤오버)를 진행하면서 시장의 불안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28일 금융권과 외신에 따르면, 국제유가 선물 시장에서 가장 많은 자금을 운용하는 미국석유펀드(USO)의 운용사 미국원자재펀드(USCF)가 현재 USO 보유 자산 가운데 가장 가까운 만기 선물(근월물)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6월 만기 선물(6월물)을 이달 말까지 매각하고 만기가 먼 선물 상품으로 투자 대상을 분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부텍사스유(WTI) 6월물 가격. 그래픽=강준구 기자
서부텍사스유(WTI) 6월물 가격. 그래픽=강준구 기자

USO는 세계 최대 규모의 유가 펀드로 선물시장에서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대규모 매각이 예고되자 27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WTI 6월물은 24.6% 급락한 배럴당 12.78달러로 마감했다.

USO뿐이 아니다. 28일 다우존스원유상품지수(Dow Jones Commodity Index Crude Oil)를 운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는 지수 구성을 변경해 최근월물인 6월물에서 7월물로 100% 교체해 반영한다고 밝혔다. 다우존스원유상품지수는 최근 국내 시장에서 ‘괴리율(실물가치와 상품가격의 차이)’이 증폭해 문제가 된 상장지수증권(ETN)들이 추종하는 기초지수다. 자연스레 국내 증권사들이 발행한 ETN도 이제는 6월물 대신 7월물 가격을 따라가게 되는 셈이다.

그 동안 원유 선물에 투자하는 ETF와 ETN은 세계 원유시장의 대표 지수로 불리는 WTI 1개월물의 가격을 반영해 왔다. 매월 20일경 도래하는 만기가 오기 1~2주 전에 다음 월물로 교체 매매(롤오버)하는 것이 상례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가 시장을 둘러싼 불안으로 WTI 5월물 가격이 만기 직전 마이너스로 추락하고, 6월물 가격도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변동성 불안이 증폭하자 운용사들은 롤오버에 실패하거나 펀드의 가치가 제로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평소라면 5월 초에 진행할 롤오버를 서두르는 비상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시장의 큰손들이 6월물을 예정보다 빨리 처분함으로써 6월물 가격은 더욱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게 됐다. 또 ETF들이 더 이상 원유시장의 현물에 가장 가까운 WTI 1개월물의 가격을 그대로 반영할 수 없게 되면서 투자자들의 투자 결정에도 어려움을 유발할 전망이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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