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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쓰러지고 검색요원 집단격리… 불안한 인천공항 출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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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쓰러지고 검색요원 집단격리… 불안한 인천공항 출국장

입력
2020.02.21 16:18
수정
2020.02.21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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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승무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1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승무원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국경 검역과 방역 최전방 전선인 인천국제공항의 출국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떨고 있다. 입국장과 똑같이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보안검사 등의 업무를 보는 곳이지만, 관련 장비나 지원이 따르지 않고 있는 탓이다.

21일 인천공항공사 출국장에서 근무하는 한 관계자 따르면 지난 5일 출국심사 전 보안검색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던 중국인 여성이 갑자기 쓰러졌다. 직후 근처 보안 검색 요원들이 쓰러진 이를 부축해 의자에 앉히고 119에 신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지만 직원들은 한동안 찜찜함을 떨칠 수가 없었다. 당시 상황을 지켜본 한 관계자는 “해당 여성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상태였지만 조치를 취하는 과정에서 이미 그 여성의 짐을 다 만졌다”라며 “한국을 방문한 다른 중국인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었던 만큼 사태 수습 뒤 직원들의 불안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불안은 입국장에는 있고, 출국장에는 없는 ‘검역’ 때문이기도 하다. 입국장에서는 발열이나 기침 등 호흡기 관련 증상을 사전에 확인하고, 열화상 카메라는 물론, 중국인 전용 입국 심사대까지 두고 있다. 그러나 한국을 곧 떠날 관광객들에 대한 출국장은 그렇지 않다. 평균 2시간 가량, 스치듯 지나가는 관광객들에 잠복해 있을지 모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대책은 없다시피 하다는 것이다.

인천공항 출국장 일반구역(랜드사이드)에서 일하는 한 관계자는 “보안검색, 면세점, 환경미화 등의 다양한 분야의 근로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이용객 때문에 공포증을 호소할 정도”라며 “황사마스크와 비닐장갑, 소독용 에탄올이 지급되긴 하지만 넉넉하지 않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국내 공항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열화상 카메라와 같은 장비를 통해 의심자는 별도 출국 수속과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실제 지난 2일 인천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광둥(廣東)성 선전(深圳)공항에 도착한 대한항공 KE827편에서 중국인 신종 코로나 의심환자가 2명 나왔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인천공항에는 비상이 걸렸다. 출국장에서 이들과 접촉한 보안검색 요원 4명과 면세점 직원 7명 등 11명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보안검색과 면제품 구매, 결제 과정에서 이들의 여권과 항공권, 신용카드 등을 통해 의심환자들과 접촉한 이들이다. 한 검색요원은 “그 중국인 2명이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긴 했지만 이곳 근무자, 다른 관광객들의 안전에 대한 고려는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 중국 노선 입국객 수는 중국 전용 입국심사대 운영에 들어간 이달 4일 8,956명에서 최근 3,300여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평균 보안검색 근무자가 100명 규모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이 접촉하는 중국인 수는 근무자당 하루 수십명에 이르는 셈이다.

검역당국 관계자는 “열화상카메라 설치 등 검역은 기본적으로 입국객을 대상으로만 한다”며 “출국장의 근로자, 이용객들은 코로나바이러스 예방 수칙을 적극 따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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