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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2차 감염자, 3번 환자와 강남 한일관서 식사한 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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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2차 감염자, 3번 환자와 강남 한일관서 식사한 지인

입력
2020.01.30 21:12
수정
2020.01.31 08: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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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식사에도 불구, 격리 없는 능동감시대상자로 분류

역학조사 구멍에 2차 감염 공포 확산…지역사회 전파 우려도 키워

전문가들 “방역체계 내 2차 감염은 다행…방역 체계 강화해야”

국내에서 여섯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확진된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응급센터에서 방송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여섯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확진된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병원 응급센터에서 방송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추가 확진자 2명 가운데 1명이 앞서 확진 환자와의 접촉자로 밝혀지면서 ‘2차 감염’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이날 확진된 6번째 환자(56ㆍ6번 환자)는 감염된 채 도심 곳곳을 돌아다닌 3번째 환자(54ㆍ3번 환자)와 접촉한 95명 중 1명인데, 함께 식사까지 했으나 격리 조치가 안 되는 등 방역 구멍까지 드러냈다. 3번 환자의 전파력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미지수인 상황에서 6번 환자를 통한 감염 확산도 우려스러운 부분으로, 이마저 현실화 될 경우 지역사회 전파라는 새로운 위협에 놓이게 된다.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방역체계 내에서의 ‘2차 감염’만으로는 큰 문제는 아니라면서도 그간의 중국 방문력을 기초로 한 정부 방역 대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6번 환자는 확진 환자의 접촉자 중 감염된 첫 사례다. 질본이 6번 환자의 중국 우한 방문 여부 등 역학조사를 진행 중인데, 2차 감염이 유력한 상황이다. 그간 보건당국은 국내 확진 환자가 모두 중국 우한을 거쳐왔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전파 단계가 아니라고 선을 그어왔으나 6번 환자 발생으로 상황이 바뀌게 됐다. 내국인에서의 추가 발생 혹은 내국인 간의 감염전파를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얘기다.

실제 바이러스를 퍼트린 3번 환자가 ‘20일 귀국→22일 증상 시작→26일 격리’ 되는 과정을 거쳤다. 이 사이 경기 고양시와 서울 강남 일대를 누비면서 95명과 접촉했다는 점에서 6번 환자 외 감염자 확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더욱이 2차 감염된 6번 환자는 22일 오후 3번 환자와 강남의 식당(한일관)에서 함께 식사(불고기)를 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3번 환자의 밀접접촉자 15명에 포함되지 않아 역학조사에 빈틈을 노출한데다 이로 인해 확산 가능성마저 커져 파장을 키우고 있다. 확진 환자의 밀접접촉자는 자택에 ‘자가 격리’ 되는데 반해, 6번 환자는 일상접촉자로 능동감시 대상자로 분류됐다. 6번 환자는 3번 환자, 다른 지인과 더불어 너비 90cm가량 테이블에서 1시간 30분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격리 없이 증상 발현 여부만 조사되기 때문에 6번 환자와의 접촉한 사람도 상당수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방역체계의 구멍으로 최악의 경우 2차 감염자인 6번 환자를 매개로 지역사회 전파 단계로 접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환자가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면서 이들로 인한 2차 감염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 대만, 베트남, 독일에서는 발원지 중국을 다녀온 적이 없는 사람들로의 2차 감염이 발생했다.

2차 감염이 현실화됐다지만 방역 체계 내에서의 감염이라는 점은 그나마 위안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2차 감염이 발생한 만큼 방역 체계 확대ㆍ강화로 연결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6번 환자가 능동감시자로 분류된 상태에서 검사를 통해 확진을 받았다는 점은 바이러스 감염증이 아직 보건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는 의미여서 다행”이라면서도 “직접 접촉이 아닌 간접 접촉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다면 생각한 것보다 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강할 수 있어 방역대책을 다시 짜야 한다”고 밝혔다. 김우주 구로 고려대병원 교수는 “진원지인 중국의 상황이 중요한데, 그곳에서 감염증이 사그라지지 않으면 환자 지속 발생, (무증상자 중) 입국자 증가, 국내 확진환자 발생, 접촉자 중 2차 감염, 내국인 간 감염자 발생 등의 악순환이 지속될 것”이라며 “방역 체계를 더욱 촘촘하게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앞서 이날 5번째 감염자로 확진된 환자(32)는 지난 13~26일 사이 우한시에서 국내로 들어온 입국자 전수조사 대상 2,991명 중 1명으로 서울시의 조사에서 양성으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김치중 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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