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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D-1] 감독상? 각본상? … ‘기생충’ 몇 관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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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글로브 D-1] 감독상? 각본상? … ‘기생충’ 몇 관왕 될까

입력
2020.01.05 14:30
수정
2020.01.05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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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강호(왼쪽)와 브래드 피트가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AFI(미국영화연구소) 시상식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배우 이정은과 이선균이 웃는 모습도 보인다. 네온 트위터 제공
배우 송강호(왼쪽)와 브래드 피트가 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AFI(미국영화연구소) 시상식에서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배우 이정은과 이선균이 웃는 모습도 보인다. 네온 트위터 제공

영화 ‘기생충’이 한국 영화 역사 최초 기록에 다시 도전한다. 5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리는 제77회 골든글로브상 시상식에서 최대 3관왕 사냥에 나선다. ‘기생충’은 감독상(봉준호)과 각본상(봉준호ㆍ한진원),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라 있다. 한국영화가 골든글로브상 후보에 오른 것은 ‘기생충’이 처음이다. 골든글로브상은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가 주최하며 수상자(작)은 회원 투표로 선정된다. 봉 감독과 배우 송강호 조여정 이정은 이선균, 곽신애 바른손 이앤에이 대표, 한 작가가 시상식 참석을 위해 미국에 머물고 있다.

◇‘기생충’의 골든글로브 수상 가능성은?

‘기생충’의 수상 전망은 밝다. 할리우드리포터와 버라이어티 등 미국 연예전문 매체는 ‘기생충’의 수상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특히 외국어영화상 수상은 기정사실로 본다.

지난 2일 할리우드리포터에 따르면 영화상 분석가 스코트 페인버그는 봉준호 감독이 감독상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페인버그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의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감독상을 받아야 하지만 봉 감독이 수상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FPA 회원들은 ‘기생충’이 작품상 후보에 못 오른 만큼 봉 감독에게 감독상을 주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페인버그는 외국어영화상을 프랑스 영화 ‘레미제라블’(감독 라주 리)이 수상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생충’이 외국어영화상을 틀림없이(assuredly)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버라이어티의 전망도 크게 다르지 않다. 버라이어티는 2일 보도를 통해 봉 감독이 지난해 ‘로마’의 알폰소 쿠아론 감독처럼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을 받을 거라고 봤다. ‘기생충’은 모든 할리우드 사람들이 선호하는 영화이고, HFPA 회원들도 예외가 아니라는 것이다. 버라이어티는 ‘기생충’이 절대적으로(absolutely) 아무 문제 없는 수상을 할 것이라고도 예측했다.

각본상 수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할리우드리포터는 ‘결혼 이야기’가, 버라이어티는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각본상을 받을 것으로 보았다.

지난해 11월 3일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박소담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버리힐스에서 열린 헐리우드 필름 어워즈 시상식 행사장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AP
지난해 11월 3일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과 박소담이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버리힐스에서 열린 헐리우드 필름 어워즈 시상식 행사장에 도착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AP

◇‘기생충’ 작품상에서 왜 빠졌나

골든글로브상은 작품상과 남녀주연배우상에 한해 드라마 부문과 뮤지컬ㆍ코미디 부문으로 나눠 각기 상을 준다. 드라마 부문과 뮤지컬ㆍ코미디 부문 각각 5편이 작품상 후보에 올라 있다. 드라마 부문은 ‘아이리시 맨’(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결혼 이야기’(감독 노아 바움벡), ‘1917’(감독 샘 멘데스), ‘조커’(감독 토드 필립), ‘두 교황’(감독 페르난도 메이렐레스)이 경쟁한다. 뮤지컬ㆍ코미디 부문에선 ‘내 이름은 돌로마이트’(감독 크레이그 브로워), ‘조조 래빗’(감독 타이카 와이티티), ‘나이브스 아웃’(감독 라이언 존슨), ‘로켓맨’(감독 덱스터 플래처),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가 작품상을 놓고 다툰다.

‘기생충’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등 높은 완성도를 널리 인정받고 있음에도 작품상 후보 10편에는 끼지 못했다. 골든글로브상 후보 선정 기준 때문이다. 골든글로브상 작품상 후보가 되기 위해선 영화 속 대사 50% 이상이 영어이어야만 한다. 반면 외국어영화상 후보가 되려면 외국어 대사가 50% 이상이어야 한다. 한국어 대사가 대부분인 ‘기생충’은 태생적으로 작품상 후보가 될 수 없었던 셈이다. 아카데미영화상(아카데미상)은 다르다. 아카데미상의 경우 2019년 중 로스앤젤레스 상업 영화관에서 1주일 이상 상영만 하면 어느 상이든 후보가 될 수 있다. ‘기생충’이 골든글로브상 작품상 후보에 들지 못했음에도 아카데미상 작품상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다.

영화 ‘기생충’.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기생충’.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골든글로브, 아카데미의 전초전?

1, 2월 이어지는 시상식 레이스에서 규모나 권위로 봤을 때 골든글로브상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골든글로브상 수상은 여론몰이에 큰 효과를 지니고 있다. 골든글로브상 수상을 통해 특정 작품이나 인물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게 되고, 할리우드에서 인지도가 급상승하기 마련이다. 골든글로브상이 아카데미상의 전초전으로 여겨지는 이유다.

하지만 골든글로브상 수상이 아카데미상으로 곧바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골든글로브상 수상자(작)를 선정하는 HFPA 회원들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는 외신기자들이다. 수 년간 할리우드 현장을 취재한 기자들의 취향과 감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아카데미상 수상자(수상작)를 선정하는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들과 성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 AMPAS는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영화인 6,000명가량이 회원이다. 할리우드 직능별 조합이 개최하는 시상식이 아카데미상을 예견하는 잣대로 더 유용하다. 미국감독조합(DGA)의 감독조합상에서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하는 감독이 아카데미상 감독상과 작품상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영화배우조합(SAG)이 주최하는 SAG상을 수상하는 배우가 아카데미상 배우상을 받는 경향이 강하다. 각 직능 조합의 회원이 AMPAS 회원인 경우가 많다.

영화 ‘아이리시 맨’. 넷플릭스 제공
영화 ‘아이리시 맨’. 넷플릭스 제공

◇‘기생충’과 관련 주목해야 할 다른 상은 무엇인가

‘기생충’은 미국 각 지역 영화평론가협회로부터 작품상과 외국어영화상 수상작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평론가협회인 뉴욕평론가협회로부터는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고, 로스앤젤레스평론가협회로부터는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조연상(송강호)을 받는다. 하지만 평론가들은 평론가. 기자나 영화인들과는 시각이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평론가와 영화인의 간극은 크다.

아카데미상과 관련 주목해야 할 상은 감독조합상과 SAG상이다. 감독조합상은 아직 후보조차 발표되지 않았다. ‘기생충’은 SAG상(시상식은 19일) 캐스팅상 후보에 올라 있다. 캐스팅상은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을 평가해 수상한다. ‘기생충’은 ‘밤쉘’(샬리즈 세런, 니콜 키드먼, 마고 로비 등 출연)과 ‘아이리시 맨’(로버트 드니로, 알 파치노, 조 페시 등 출연)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리어나도 디캐프리오, 브래드 피트, 마고 로비 등 출연), ‘조조 래빗’(스컬릿 죠핸슨, 토마신 맥켄지 등 출연)과 경쟁한다.

외국어영화가 SAG상 캐스팅상 후보에 오르기는 1999년 이탈리아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이후 역대 두 번째다. ‘인생은 아름다워’는 같은 해 아카데미상 작품상, 남우주연상, 감독상, 각본상, 외국어영화상 후보에 올라 남우주연상(로베르토 베니니)과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지난달 11일 ‘기생충’의 캐스팅상 후보 지명에 주목하며 ‘기생충’이 아카데미상 작품상과 감독상 등 주요 부문 후보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할리우드 배우들은 자막 달린 영화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데 미국배우조합이 ‘기생충’을 후보로 꼽은 건 매우 이례적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AMPAS의 직능별 분과 중 배우 분과가 가장 크다. AMPAS의 전체 회원 중 배우 회원이 15%다. 이들 대부분은 미국배우조합 회원이기도 하다. ‘기생충’이 오스카로 가는 길에 파란불이 켜졌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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