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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톱3 인디게임 된 비결? ‘좋은 게임’ 진심 통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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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톱3 인디게임 된 비결? ‘좋은 게임’ 진심 통했죠”

입력
2019.09.27 04:4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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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 톱3, 김종화 핸드메이드게임 대표 인터뷰 

김종화 핸드메이드게임 대표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인디게임 개발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구글플레이 제공
김종화 핸드메이드게임 대표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인디게임 개발 철학을 설명하고 있다. 구글플레이 제공

“15년 동안 한 게임을 꾸준히 개발해올 수 있었던 건, 이 게임이 받아도 될 만큼의 주목을 아직 받지 못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길어지는 개발에 중간중간 자괴감도 들고 다른 회사와의 협업이 안 좋은 결말로 끝나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게임을 만들어냈다는 게 무엇보다 행복합니다.”

‘1인 게임회사’ 핸드메이드게임의 김종화(34) 대표는 대학생이었던 2004년 유고슬라비아의 단편 애니메이션에서 영감을 얻어 퍼즐게임 ‘룸즈’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룸즈는 쪼개져 있는 방을 움직여 탈출하는 내용의 게임으로, 다른 이용자와의 경쟁이나 시간 제한이 없어 편안한 동화 같은 분위기가 특징이다. 꾸준한 개발로 올해 5월 기존 모바일 게임의 리마스터(최신화) 버전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이 출시됐고, 이 게임은 6월 구글플레이 인디게임 페스티벌에서 이용자와 심사위원의 지지를 받으며 당당히 ‘톱3’에 이름을 올렸다. 김 대표가 개발을 시작한 지 15년 만이다.

김종화 핸드메이드게임 대표가 15년간 개발한 '룸즈' 시리즈의 모바일 버전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 퍼즐 조각처럼 나뉘어 있는 방을 움직이거나 방 안 사물을 적절히 사용해 문으로 탈출하는 게임이다. 구글플레이 제공
김종화 핸드메이드게임 대표가 15년간 개발한 '룸즈' 시리즈의 모바일 버전 '룸즈: 장난감 장인의 저택'. 퍼즐 조각처럼 나뉘어 있는 방을 움직이거나 방 안 사물을 적절히 사용해 문으로 탈출하는 게임이다. 구글플레이 제공

김 대표가 긴 시간 동안 게임 개발에만 매진한 것은 아니다. 대학 생활을 거쳐 미국에서 유학과정을 밟고, 이후 회사를 다니거나 공익근무를 하면서 짬짬이 게임 개발을 병행했다. 성과도 있었다. 2008년 PC 버전, 2010년에는 닌텐도DSㆍ위(Wii) 버전이 출시됐고, 이후 모바일과 가상현실(VR) 버전까지 이어졌다. 도중에 서비스가 중단되는 부침을 겪을 때면 그만두고 싶기도 했지만, 결국 다시 게임 개발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김 대표는 “학교를 가고, 회사도 가고, 한 동안 잊었다가도 다시 룸즈 개발로 돌아왔다”며 “좋은 게임인 만큼 룸즈가 더 많은 사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회상했다.

구글플레이가 4회째 개최하고 있는 인디게임 페스티벌은 마침 새 모바일 버전을 내놓은 핸드메이드게임에게 더없이 좋은 기회가 됐다. 규모가 작은 만큼 대대적인 홍보가 어려운 인디게임을 플랫폼인 구글플레이가 책임지고 발굴해 다양한 방식으로 이용자들과 만나게 해줬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페스티벌 이후 룸즈 판매량은 수직 상승했다. 김 대표는 “톱3 수상 전까지 다운로드 수가 1,000개 남짓이었는데, 수상 이후 안드로이드와 iOS를 합쳐 2만여개가 팔렸다”며 “4,900원이나 하는 유료 게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반응”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는 올해 인디게임 페스티벌 톱3 개발사와 함께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가 진행됐다. 왼쪽 두번째부터 김종화 핸드메이드 게임 대표,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박성필 스튜디오 냅 공동대표. 구글플레이 제공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구글 스타트업 캠퍼스에서는 올해 인디게임 페스티벌 톱3 개발사와 함께 ‘구글플레이 개발자와의 대화’가 진행됐다. 왼쪽 두번째부터 김종화 핸드메이드 게임 대표, 이유원 반지하게임즈 대표, 박성필 스튜디오 냅 공동대표. 구글플레이 제공

김 대표가 15년 장기 개발을 이어갈 수 있게 해준 힘의 근원은 게임에 대한 애정이다.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하고 싶은 이야기를 게임을 통해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는 것이다. 이번 페스티벌에서 톱3 안에 든 다른 두 게임도 마찬가지였다. 로스쿨 재학생이 고등학교 친구들과 함께 ‘투잡’으로 만들었거나(반지하게임즈의 ‘서울 2033: 후원자’), 부부가 아이를 키우며 집에서 짬짬이 개발한(스튜디오 냅의 ‘카툰 크래프트’) 게임으로 이용자와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어마어마한 개발비나 인력보다 ‘진심’이 통한 셈이다.

김 대표는 “인디게임 개발자들은 돈을 벌고 싶어서 게임을 만드는 게 아니라, 정말로 만들고 싶은 게임이 있기 때문에 현실적인 여러 어려움에도 개발을 계속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회사 규모를 키우기보단 ‘위로와 감동을 주는 게임’을 만드는 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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