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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색인종 의원 상대로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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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색인종 의원 상대로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

입력
2019.07.15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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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막말 대상자가 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막말 대상자가 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부패하고 무능한 나라 출신,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민주당 내 여성 유색인종 하원의원 4명을 상대로 인종차별적 발언을 해 논란이 가중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각을 세우는 미 민주당 내 유색 여성 하원의원 4인방을 겨냥해 “원래 나라로 돌아가라”며 조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 ‘진보파’ 여성의원들을 지켜보는 게 참 흥미롭다”며 “이들은 정부가 완전히 재앙이고 최악이고 가장 부패했고 무능한 나라 출신”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발언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등 여성 초선 하원의원 4인방을 겨냥한 것이다. 4명 중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푸에르토리코계이며, 일한 오마르 의원은 소말리아계 무슬림, 라시다 틀라입 의원은 팔레스타인 난민 2세, 아이아나 프레슬리 의원은 흑인이다. 오마르는 소말리아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왔지만 코르테스는 뉴욕, 틀라입은 디트로이트, 프레슬리는 신시내티 출신이다.

그는 “그들은 이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하고 강력한 미국이 어떻게 운영돼야 하는지 목소리를 높여 사납게 말한다”면서 “원래의 나라로 돌아가서 완전히 무너지고 범죄로 들끓는 곳을 바로잡으면 어떤가”라고 했다. 또한 “그런 곳들이 당신들의 도움을 몹시 필요로 한다”며 “낸시 펠로시도 신속하게 귀환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격 대상이 된 의원들은 “미국이 내 나라”라며 역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펠로시 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인사들도 맹비난을 퍼부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즉각 반격에 나섰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내가 온 나라, 우리 모두가 맹세한 나라는 미국”이라며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비인간적 수용소로 우리의 국경을 파괴한 걸 생각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발밑에 놓인 부패에 대해 전적으로 맞는 얘길 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까지 포함하는 미국을 상상할 수 없어서 화가 난 것”이라며 “그는 그의 약탈에 겁먹은 미국에 기대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최악이고 가장 부패한 나라’가 트럼프 대통령 치하의 미국이라고 역공한 것이다.

오마르 의원도 즉각 트위터에 반박글을 올렸다. 오마르 의원은 “의회의 일원으로서 우리가 선서를 한 유일한 나라는 미국”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최악인, 가장 부패하고 무능한 대통령에 맞서 미국을 보호하고자 싸우는 이유”라고 전했다. 4인방을 비판했던 펠로시 의장도 거들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외국인 혐오 발언”이라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은 언제나 ‘미국을 다시 하얗게’임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 차별 발언 의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월 27일 의회 청문회에 출석한 트럼프 대통령의 ‘충복’ 마이클 코언 변호사는 증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들에 대해 ‘너무나도 어리석어 결코 나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라고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차를 타고 시카고를 지나갈 때 대통령이 “오직 흑인들만이 저런 방식으로 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 대한 인종차별주의 비난을 부인하면서 어떤 인종차별적 발언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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