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고속도로 사망 여배우 만취상태…경찰, 남편 다음주 소환

지난달 6일 오전 20대 여배우가 인천공항고속도로 서울방향 2차로에 차를 세웠다가 뒤따르던 차량에 잇따라 치여 숨졌다. 경찰이 사고 현장을 수습하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2차로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로 숨진 20대 여배우가 면허취소 수준 상태에서 운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지난달 6일 인천공항고속도로 서울방향 2차로에 차를 세운 뒤 내렸다가 뒤따라오던 차량에 잇따라 치어 숨진 A(28)씨가 당시 만취상태였다는 부검 결과가 나왔다고 21일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0.1% 이상)’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는 것이다. 경찰은 다만 유족들의 입장을 고려해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경찰은 또 당시 A씨를 친 택시와 올란도 승용차 모두 규정속도(100km/h)를 초과, 과속 중이었던 것을 확인했다.

두 차량 모두 과속으로 사고에 기여한 사실은 확인했지만 A씨가 어떤 차량에 의해 숨졌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에 따라 동승자인 남편 B씨에 대해 운전 방조 혐의가 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또 택시기사와 올란도 승용차 운전자들에 대한 추가 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A씨는 당일 남편 지인들과 인천 영종도에서 술자리 모임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사고 당일 지인들과 인천 영종도에서 술을 마셨다”며 “아내가 술을 마셨는지 여부는 내가 보지 못해 모르겠다”고 진술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음주운전을 한게 확인 된만큼 동승자(남편)를 불러 술을 마신 경위와 운전방조 여부, 2차로에 멈추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지성씨가 차량 뒤에 있는 모습(빨간 원 안)이 담겨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편 A씨는 지난달 6일 오전 3시52분 김포시 고촌읍 인천공항고속도로 서울 방향 개화터널 입구에서 택시와 올란도 승용차에 잇따라 치여 숨졌다.

A씨는 사고 직전 자신이 몰던 흰색 벤츠 C200 승용차를 편도 3차로 중 한 가운데인 2차로에 정차한 뒤 차에서 내렸다가 사고를 당했다.

B씨는 경찰에서 “내가 소변이 급해 차량을 세우게 됐고 인근 화단에서 볼일을 본 뒤 돌아와 보니 사고가 나 있었다”고 했으며, 2차로에 멈춘 이유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