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0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대해 “FOMC 멤버의 거의 절반(15명 중 7명)이 기준금리 0.5%포인트(통상 두 차례 인하분) 인하 견해를 나타낼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며 기대 이상으로 완화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리뿐 아니라 어느 나라든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정책 변화를 고려해 의사결정을 하게 마련”이라며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보다 분명히 했다.
이 총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장은 (연준의)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보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다만 시장이 예측하는 연준의 7월 금리인하 전망과는 거리를 두었다. 그는 “FOMC 의결문이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서 불확실성이 특히 강조됐다”면서 “연준이 가능한 한 상황을 많이 지켜보고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또 “연준의 결정을 기계적으로 따라 해야 하는 건 아니다”라며 한은 금리 인하 시기에 대한 예단을 견제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이전보다 훨씬 어두워진 경기 진단을 내놓았다. “(향후 통화정책은) 경제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해 한은이 통화완화 기조로 급선회했다는 관측을 낳았던 지난 12일 발언에 대해 “(발언 전) 2~3주 사이에 대외여건이 급작스럽게 변했다”며 “여건이 기대했던 대로 흘러가지 않은 측면이 있어서 그런 상황을 반영하려 했다”며 의도된 발언이었음을 인정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연준이 금리인하를 단행하면 한은도 곧 금리를 따라 내릴 거란 예상이 우세하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악화와 7월 연준의 금리인하 전망이 현실화되면 한은의 금리인하 시점도 8월로 앞당겨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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