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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멕시코·중국·이란과 우격다짐식 협상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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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멕시코·중국·이란과 우격다짐식 협상 시도

입력
2019.06.03 18:08
수정
2019.06.03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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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국빈 방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 스탠스테드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영국 국빈 방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영국 스탠스테드 공항에 도착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이 불법 이민, 통상, 핵 개발 등 각종 이슈로 갈등을 빚고 있는 멕시코, 중국, 이란 등에 공세를 이어가면서 협상 판도 동시다발적으로 벌여 나가고 있다. 각 사안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외교 정책의 성패를 가늠하는 대형 이슈들로서 내년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앞두고 성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상대의 굴복을 강요하는 미국의 우격다짐식 대화에 대한 반발도 적잖아 실제 협상이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당장 미국과의 협상 테이블에 나온 나라는 멕시코다. 지난달 30일 멕시코가 불법 이민자의 미국 유입을 막지 않으면 10일부터 모든 멕시코산 제품에 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적인 발표에 놀란 멕시코는 대표단을 미국에 급파해 협상 수순에 들어갔다. 그라시엘라 마르케스 멕시코 경제장관은 3일 월버 로스 상무장관과 만나고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외교장관은 5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멕시코가 국경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대규모 대표단을 보내고 있다”며 “그들은 25년간 대화해왔으나 우리는 행동을 원한다”며 기선 제압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멕시코는 미국을 오남용해온 나라”라며 “우리는 당할 만큼 당했다”면서 ‘멕시코 때리기’를 이어가면서 이번 협상을 통해 국경 문제와 관련해 확실한 조치를 받아내겠다는 태세다.

지난달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 결렬 이후 협상 일정을 잡지 못하는 중국과도 조만간 협상 테이블이 다시 마련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은 2일 무역 협상에 관한 백서를 발표하면서 “무역 협상이 결렬된 것은 전적으로 미국 때문”이라면서도 진정성 있는 협상도 촉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측 전문가들을 인용해 백서가 미국에 책임을 돌리긴 했으나 핵심은 미국과의 대화 재개에 대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8~9일 일본 스쿠바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무역 장관회의에 미중 모두 참가할 예정이며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선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도 크다. WSJ은 이를 계기로 미중 무역 협상이 다시 궤도에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중국은 미국의 강압적인 협상 방식에 반발하며 무역전쟁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굽히지 않아 협상이 장기화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일촉즉발 군사적 긴장이 조성됐던 미국과 이란 사이에도 대화 메시지가 오가고 있어 주목된다. 유럽을 순방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스위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전제 조건 없이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이란의 정권교체를 원하지 않는다”며 대화 의지를 밝힌 데 이어 나온 두 번째 주요한 유화적 메시지라고 해석했다. 앞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1일 “우리는 (상대가) 협상 테이블에 정중히 앉고 국제 규범을 따른다면, 또 협상을 위한 명령이 아니라면 논리와 대화에 찬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조건 없는 대화’를 제의하면서도 이란이 정상국가처럼 행동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이란의 악의적 행동을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미국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는 압박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이란 역시 대화를 위해선 미국의 실질적 행동이 바뀌어야 한다고 맞서고 있어 실제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려면 여러 난관을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압박을 동원하는 미국의 대화 방식에 중국이나 이란의 거부감이 강해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상당한 진통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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