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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서 전 남편 살해 30대, 의붓아들도 석달 전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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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션서 전 남편 살해 30대, 의붓아들도 석달 전 사망

입력
2019.06.02 13:09
수정
2019.06.16 15:0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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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시신 유기장소 진술 오락가락… 재혼 남편 4세 아이 질식사

제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이 1일 제주동부경찰서로 호송되고 있다. 김영헌 기자
제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여성이 1일 제주동부경찰서로 호송되고 있다. 김영헌 기자

제주의 한 펜션에서 2년 만에 자신의 아들을 만나러 온 전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30대 여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2년 전 재혼한 이 여성의 의붓아들은 석달 전 집 안에서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경찰은 이 두 사건의 연관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지난달 25일 제주시의 한 펜션에서 전 남편인 A(36)씨를 살해한 혐의(살인 등)로 지난 1일 긴급체포된 B(36)씨가 범행을 시인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B씨는 1차 경찰 조사에서 “혼자 A씨를 죽이고 (펜션을) 빠져 나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현재 B씨는 정확한 시신 유기 장소와 범행 동기ㆍ방법 등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2차 경찰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1차 진술 내용 중 범행 사실을 인정한 것 외에 범행동기와 사체 유기 장소 등에 대해 상당 부분 사실과 다르게 진술했고, 추가 조사까지 거부하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지난달 18일 전남 완도항에서 배편을 통해 차를 몰고 제주로 들어왔다. 당시 B씨가 누구와 동행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B씨는 이어 지난달 25일 오후 5시 아들(6)과 함께 A씨를 만나 제주시 조천읍의 한 펜션을 찾았다.

A씨의 행적은 여기서 끊겼다. 이틀 후인 지난달 27일 B씨는 혼자 가방을 끌고 펜션에서 나왔고, 다음날 배편을 이용해 완도와 서울을 거쳐 자신의 거주지인 충북 청주시로 돌아갔다. A씨의 가족들은 A씨가 2년 만에 아들을 만나러 간다고 나간 후 연락이 되지 않자 지난달 27일 오후 6시10분쯤 제주시 노형지구대를 방문해 미귀가 신고를 했다. 두 시간 뒤에는 극단적 선택을 한 것 같다며 재차 112에 실종신고를 했다.

실종접수 후 경찰은 B씨에게 연락해 A씨의 행방을 묻자 펜션에 입실한 당일 오후 8시쯤 나갔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그러나 펜션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A씨가 펜션에 들어간 모습은 확인했지만, B씨의 답변과 달리 나오는 모습은 파악되지 않자 수사에 착수했다.

범죄를 의심한 경찰은 지난달 31일 펜션 내부를 조사한 결과 객실과 욕실 바닥 등 곳곳에서 다량의 혈흔을 발견했고, 검사 결과 A씨의 유전자인 것으로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B씨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지난 1일 B씨의 거주지에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또 B씨의 집 안에서 범행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와 톱 등을 발견했다.

현재 A씨의 아들은 B씨의 친정측 가족들이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아들이 범행 당시 현장에 있었는지를 조사 중인 한편 B씨에 대해 살인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날 A씨의 유족들은 “B씨가 이혼 후 아들을 만날 수 없게 하자 최근 재판을 통해 2년 만에 처음 만나게 돼 사건 당일 B씨와 아들을 함께 만나게 된 것”이라며 “아버지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 기쁜 마음으로 만나러 갔다가 피해를 당했다. 어떤 이유로 범행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고 분노했다.

한편 충북 청주 상당경찰서는 B씨가 저지른 살인사건과 지난 3월 2일 충북 청주 B씨의 아파트에서 발생한 의붓아들(4) 사망사건의 연관성도 수사 중이다. 숨진 아이는 B씨와 재혼한 현재 남편의 아들이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당일 오전 B씨 부부는 “자고 일어나 보니 아이가 죽어 있었다”고 신고했다. 당시 아이는 B씨의 남편과 함께 침대 위에서 잤고, B씨는 다른 방에서 잤다고 이들 부부는 진술했다. B씨의 남편은 조사 과정에서 “아이 몸에 다리 등이 걸쳐지지 않았느냐”는 경찰의 질문에 대해 가능성도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경찰서 관계자는 “최근 질식에 의한 사망일 가능성이 있다는 부검 결과가 나옴에 따라 부부의 행적을 추적해 왔다”며 “부부의 진술 가운데 석연치 않은 부분도 있어 계속 조사해왔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타살 혐의점을 찾지는 못한 상황이다. 이번 제주에서 발생한 살인사건과의 연관성도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청주=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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