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美법원 “재무기록 제출하라”, 트럼프 “의회 소환 거부하라”

알림

美법원 “재무기록 제출하라”, 트럼프 “의회 소환 거부하라”

입력
2019.05.21 17:33
0 0

 트럼프-민주당, ‘소환장 전쟁’ 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연방법원이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하원이 요구한 재무기록 제출을 명령했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전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하원의 증언 소환을 거부하라고 지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일가의 탈세와 ‘러시아 스캔들’, 사법방해 등 각종 의혹을 들추려는 민주당과 이를 막으려는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소환장 전쟁’이 갈수록 격화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워싱턴 연방지방법원의 아밋 메타 판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과거 재무기록 의회 제출 거부’ 소송에서 하원의 손을 들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민주당이 이끄는 하원 정부감독개혁위원회의 요구대로 지난 10년치 재무기록을 제출하라고 결정한 것이다. 메타 판사는 결정문에서 “의회는 대통령의 이해충돌과 윤리적 문제를 조사할 권한이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전 탈세와 분식회계 등의 의혹을 조사하겠다며 트럼프 기업의 회계감사를 맡아온 회계법인에 10년치 재무기록 제출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 반발했다. 그는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버락 오바마 전임 대통령이 메타 판사를 지명한 사실을 거론하며 “오바마(전 대통령)가 지명한 판사의 미친 판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법원의 판결로 트럼프 대통령의 탈세 의혹 방어전략은 차질을 빚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하원의 재무기록 요구를 ‘대통령을 흠집내려는 정치적 조사’로 비난하며 소송을 냈다. 하원의 조사를 민주당 측에 유리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정략적 활동으로 규정한 것이다. 하지만 법원은 “위원회의 결정이 정치적인 이유에서 촉발됐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건 법원의 역할이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돈 맥간(왼쪽) 전 백악관 법률고문이 지난해 6월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맥간 법률고문은 10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돈 맥간(왼쪽) 전 백악관 법률고문이 지난해 6월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맥간 법률고문은 10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렇다고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기세에 일방적으로 눌릴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항소 의사를 밝힌 만큼 재무자료 제출 공방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정치적 힘겨루기의 소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판결이 나오기 몇 시간 전에 돈 맥간 전 백악관 법률고문에게 하원 법사위원회의 청문회 소환 요구에 응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맥간 전 법률고문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해임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특검 수사 결과가 성에 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자신의 사법방해 의혹을 규명할 핵심 증인으로 별렀던 실무자의 청문회 출석을 무산시킨 것이다.

2020년 대선 레이스가 서서히 달아오르는 상황이어서 민주당과 트럼프 대통령 간 소환장 전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날 1심 판결이 내려진 재무기록 외에도 민주당은 하원에서 재무부와 연방국세청(IRS)에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및 법인 6년치 납세 자료, 독일 도이체방크 등에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사업상 거래 자료 등을 제출하라며 소환장을 발부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 측은 마찬가지로 소환 불응과 저지 소송으로 맞설 공산이 크다. CNN은 “이번 판결이 다른 사건을 맡은 판사들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