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부끄러운 것 본인만 몰라” 심재철 “허위사실 유포 유감”

 심재철, 유시민 이어 윤호중 의원과도 공방 

 윤호중 “배신 경력 세탁해 정계 입문” 비판 

 심재철 “판결문 내용도 은폐… 진실 고한다” 

윤호중(왼쪽)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지난 3일 국회 본청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제21대 총선공천제도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은 7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진술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을 향해 “수많은 민주 인사들을 투옥시킨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유죄판결의 핵심 법정 증언이 바로 형(심 의원)의 증언”이라고 밝혔다.

윤 사무총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S형에게’란 제목의 글을 올리며 “형만이 아직도 80년 신군부의 법정에 남아 당시의 원한과 부끄러움에 사람들을 원망하고 상처 내고 있다”며 이같이 적었다. 그는 심 의원을 직접적으로 거론하는 대신 ‘S’라는 약자를 썼다.

그는 “오늘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형 스스로 깨달을 때까지 절대 하지 않으려 한 것이었으나, 이젠 하지 않을 수 없음을 이해하길 바란다”며 “형은 40년이 되도록 인간다운 길을 마다하시는군요”라고 심 의원을 작심 비판했다.

심 의원과 유 이사장은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합동수사본부에서 작성한 진술서를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심 의원은 1980년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맡았고, 윤 사무총장은 서울대 81학번이다.

윤 사무총장은 “1980년 서울역 진출과 회군을 결정한 총학생회장이었던 형이, 1984년에 복학해서는 왜 복학생협의회장을 맡지 못하고 대의원대회의장이었던 후배 유시민에게 양보할 수밖에 없는지 스스로 잘 아시지 않느냐”며 “역사적 진실로 인정되고 있다는 것을 어찌 형만 부정하시느냐”고 말했다.

윤 사무총장은 심 의원이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 진술로 MBC기자로 채용될 수 있었다고도 언급했다. 윤 사무총장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르거나 군대에 끌려갔다 온 분들 중 어느 누구도 방송사에 기자로 채용된 이가 없지만, 유독 형만이 징역 대신 군대 갔다 와서 다른 정권도 아닌 전두환 정권에서 MBC기자가 될 수 있었는지 그 이유를 모른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전두환의 5공 시절이 내란음모 종사자를 공중파 방송사 기자 공채에 응했다고 뽑아주던 때였던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혹시 문민정부로 불렸던 김영삼 정권에서 정계에 입문하기 위해 자신의 훼절과 배신의 경력을 세탁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느냐”며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스스로 반성하고 고백했던 일을 이제 와서는 아무렇지도 않게 남들 탓으로 뒤집어씌우는 행동을 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윤 사무총장은 “형의 행동이 얼마나 부끄럽고 추한 것이었는지 아직도 모르시겠습니까”라며 “이제라도 진실된 자세로 역사와 김대중 대통령, 문익환 목사께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세요”라고 덧붙였다.

심 의원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이날 오후 윤 사무총장의 글에 대한 입장문을 내고 “본 의원이 체포되기 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은 다른 모든 피고인의 자백으로 완성돼 있었다. 김대중씨는 한민통 수괴혐의로 사형을 선고 받았다”며 “허위사실 유포 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적인 수정과 함께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어 “본 의원은 지금껏 침묵하고 있었지만 더 이상 과거 민주화 경력이 자신들의 것 인양 판결문에 판시된 내용도 은폐하며, 상대 진영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허위사실을 들어 공격하는 부도덕한 행위에 대해 국민께 진실을 고한다”며 “내가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의 핵심 증인이 아니라는 사실은 넘친다”고 주장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