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고(故) 장자연씨 성접대 강요 의혹을 실명으로 증언한 윤지오씨가 증인 등을 보호하는 재단을 설립했다. 자신이 증언 과정에서 겪은 위협을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윤씨는 설명했다.
윤씨는 1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비영리단체 ‘지상의 빛’ 설립 사실을 알렸다. 이 재단에 대해 윤씨는 “5대 강력범죄(살인, 강도, 폭력 등)에 속하지 않은 목격자, 증언자, 제2의 피해자 분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24시간 경호까지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 이름의 ‘땅 지(地)’ ‘밝을 오(旿)’, 그래서 촛불 하나하나 모이듯 지상의 빛이라는 뜻으로 이름 지었다”면서 “오늘(12일) 오후부터는 후원을 해주실 수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난달 5일부터 장자연씨 사건 관련 내용을 실명으로 증언해왔다. 하지만 증언 이후 두 차례 교통사고가 있었고, 신변 위협에 시달렸다고 한다. 경찰이 보호에 나섰으나 지난달 30일 경찰이 준 위치추적장치 겸 비상호출 스마트워치가 10시간 넘게 작동하지 않아 “아무런 연락조차 되지 않는 경찰의 모습에 깊은 절망과 실망감을 뭐라 말하기조차 어렵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윤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증인을 보호하는) 울타리를 만들어드리고 싶은데 국가 차원에서는 예산도 그렇고 여러 정책 때문에 개선되기가 어렵거나 시간이 길어진다”고 본인이 재단을 설립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신변에 위협을 느껴 사비로 경호원을 고용하면서 “금액이 제 수준에서는 많이 부담이 됐다”고도 했다.
윤씨는 14일 국회에서 자신의 책 ‘13번째 증언’ 북 콘서트를 한 뒤 출국할 예정이다. 그는 최초 실명 인터뷰부터 한 달 여간 하루에 한두 시간밖에 못 자면서 장자연 사건에 대해 증언, 인터뷰를 한 것과 관련, “언젠가 저나 언니(장자연)나 잊혀질 테지만 우리가 깨끗하고 숭고했던 사람들임을 알려드리고 싶었고, 언니가 해명할 수 없는 입장이니까 제가 과하게, 무리하게 인터뷰를 한 것”이라고 토로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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