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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탄 고속버스에도 불붙어" 아찔했던 수학여행 이튿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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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 탄 고속버스에도 불붙어" 아찔했던 수학여행 이튿날

입력
2019.04.05 15:45
수정
2019.04.0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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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강원 고성ㆍ속초 화재 참사에 체험학습을 떠난 학생들도 불안에 떨어야 했다. 강풍을 타고 날아온 산불 불씨가 학생들을 태운 버스에 옮겨 붙으면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5일 경기교육청에 따르면 경기 평택시 현화중학교 2학년 학생 199명은 3일 사흘 일정으로 강원도 속초ㆍ고성 일대로 현장체험학습을 떠났다.

사고는 여행 이틀째인 4일 저녁 일어났다. 고성군의 한 리조트에서 레크리에이션을 즐기던 학생들과 교사들에게 산불과 관련한 재난문자를 날아 든 것이다.

주변에서 시뻘건 화염이 치솟자 교사들은 즉시 학생들을 데리고 고속버스 7대에 차례로 올라탔다.

그러나 탈출은 쉽지 않았다. 숙소가 있는 리조트까지 길목은 이미 ‘불바다’였던 것. 설상가상으로 피난 행렬에 오른 차량들까지 뒤엉키면서 탈출과정은 더욱 험난했다.

이 과정에서 먼저 출발한 버스 4개가 간신히 시내를 빠져 나왔다. 하지만 안도도 잠시, 다시 한번 위기가 닥쳤다. 버스 4대 중 한 대 뒤쪽 엔진에 산불 불씨가 날아와 옮겨 붙었고, 타는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위급상황임을 직감한 교사 및 안전요원 3명과 학생 29명은 급하게 버스 밖으로 빠져 나왔다.

이 과정에서 화재로 버스 자동문도 작동하지 않아 운전기사가 차 문을 수동으로 연 뒤에야 대피가 이뤄지는 긴박한 상황도 연출됐다. 이후 버스는 순식간에 거센 불길에 휩싸여 전소됐다. 대피가 조금이라도 늦었다면 인명 피해를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다.

일부 학생은 대피 중 미량의 연기를 마셨지만, 모두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선발대와 달리 뒤따르던 버스 3대(학생 80여명 탑승)는 더욱 거세진 불길에 고성 쪽으로 되돌아 갔다. 이후 인근에 머물다 오후 10시쯤 119를 통해 안전한 도로 안내를 받고 평택으로 향했다. 이들도 이날 오전 4시 20분쯤 무사히 평택에 도착했다.

박대복 현화중 교장은 “침착한 대응으로 버스가 불에 휩싸이기 전에 교사와 학생 모두 빠져 나와 천만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이종구 기자 mi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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