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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안된 '임신·출산'…전국 곳곳서 버려지는 아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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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안된 '임신·출산'…전국 곳곳서 버려지는 아기들

입력
2019.03.30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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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2시 30분께 대전역을 출발, 제천에 도착한 충북선 무궁화 1707호 열차 화장실 변기 내부에서 신생아가 숨져 있는 것을 청소하던 코레일 하청업체 관계자가 발견했다. 사진은 철도 내부 살펴보는 경찰 관계자의 모습. 연합뉴스
29일 오후 2시 30분께 대전역을 출발, 제천에 도착한 충북선 무궁화 1707호 열차 화장실 변기 내부에서 신생아가 숨져 있는 것을 청소하던 코레일 하청업체 관계자가 발견했다. 사진은 철도 내부 살펴보는 경찰 관계자의 모습. 연합뉴스

지난 29일 오후 2시 30분께 충북 제천시 제천역에 막 도착한대전역발 충북선 무궁화 열차 객실 안. 승객들이 모두 떠난 뒤 객실을 청소하던 근로자 A 씨는 화장실 변기 뚜껑을 열었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탯줄이 그대로 남은 신생아가 변기 내부에 웅크린 채 버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신고를 받은 119 구조대가 급히 출동했지만, 신생아는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경찰과 철도경찰대는 누군가가 아이를 낳아 버린 후 달아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같은 날 오전 6시 35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한 주택가 대문 앞 화분용 욕조. 내부에는 B(1)군이 담요에 싸여 있었다. 이곳을 지나던 행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지만, B 군은 이미 차가운 시신 상태였다.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메모 등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이보다 앞선 이날 오전 0시 3분께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한 교회 앞에서도 신생아가 행인에게 발견됐다. 저체온증 증상을 보인 신생아는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폐쇄회로(CC)TV 등을 확보해 조사에 나선 경찰은 신생아의 엄마로 추정되는 C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인천 연수경찰서와 공단소방서는 29일 오전 0시 3분께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한 교회 앞에서 버려진 신생아를 발견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아기는 저체온증으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이 아기를 구조하는 119구조대원 모습. 인천 공단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인천 연수경찰서와 공단소방서는 29일 오전 0시 3분께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한 교회 앞에서 버려진 신생아를 발견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 아기는 저체온증으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이 아기를 구조하는 119구조대원 모습. 인천 공단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이처럼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신생아 유기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부담스러운 사회적 시선이나 경제적 어려움 등 다양한 이유로 소중한 생명이 아무런 보호장치도 없이 길거리나 열차 등에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2017년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영아유기 사건은 최근 10년(2007년∼2016년)간 992건이나 발생했다. 한 해 평균 100건 가까이 영아유기 사건이 발생하는 셈이다.

경찰 관계자는 "영아유기 사건의 피의자 대부분은 미혼모라는 사회적 시선이 불편해 아기를 버리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한부모가족복지시설인 대전자모원 박수진 사무국장은 "영아 유기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미혼모를 심리·경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혼모를 따뜻하게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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