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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또 한 번의 성장”...유준상, 이유 있는 ‘열정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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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인터뷰] “또 한 번의 성장”...유준상, 이유 있는 ‘열정 부자’

입력
2019.03.2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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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준상이 '왜그래 풍상씨'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나무엑터스 제공
유준상이 '왜그래 풍상씨'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나무엑터스 제공

“‘왜그래 풍상씨’의 인기 이유요? 모두가 정말 독기를 품고 했던 덕분이죠.”

KBS2 ‘왜그래 풍상씨’가 수목극 부진 속 최고 시청률 22.7%라는 기록을 남기며 화제 속 종영했다. 약 두 달여 간의 작품을 마친 뒤 스태프들과 함께 떠난 부산 포상휴가까지 즐기고 온 유준상의 얼굴에는 후련함 섞인 미소가 가득했다.

“정말 고군분투 했었어요. 누구 하나 자기 몸 아끼지 않고 불살랐다고 할 정도로 독기를 품고 했었죠. 현장에서 소홀히 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첫 회부터 20회 마지막까지 리딩을 한 건 저도 처음이었죠. 주말 드라마의 경우는 원래 시간이 충분하니까 끝까지 연습하게 되는데, 미니 시리즈는 현장이 급박하게 돌아가다 보니까 사전제작이 아닌 이상 중간에 연습을 못하게 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저희는 어느 순간 ‘이 정도까지 했는데 여기서 포기할 수 없지’하면서 오전에 리딩을 하고 오후에 촬영을 갈 정도로 연습을 중요하게 생각했었어요. 정말 자부심을 느낄 만한 대목이라고 생각해요.”

유준상은 극 중 오남매의 맏형 이풍상 역을 맡아 동생들에 대한 절절한 사랑과 간암 투병기를 뭉클하게 그려냈다. 매 회 돌아가며 속을 썩이는 동생들과 몰아치는 역경에 유준상은 쉴 틈 없는 눈물 연기를 선보였고, 덕분에 ‘드라마 사상 가장 눈물을 많이 흘린 맏형 캐릭터’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다.

“어느 순간엔 진짜 그냥 동생들 얼굴만 봐도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어느 순간에 눈물을 절제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지문 속 감정을 표현하기가 참 힘든데 자연스럽게 그 감정이 나올 수 있게끔 작가 선생님이 정말 정교하게 지문을 써주신 덕분에 잘 해낼 수 있었죠.”

문영남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유준상은 첫 리딩 당시 문 작가에게 연기 지적을 받았던 일화를 덧붙여 고백했다. ‘믿고 보는 배우’ 유준상이 연기 지적을 받는다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작가 선생님께서 캐스팅 전에 저를 보시자마자 ‘풍상이네’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출연을 확정 짓고 첫 리딩을 하고 나서는 ‘풍상아 이러면 안 된다. 나랑 만나자’ 하셨죠. 저를 비롯해서 남자 배우들이 대본 리딩을 좀 못해서 걱정을 많이 하셨거든요. 그 때 즈음 제가 뉴욕에 갈 일이 있었는데, 가기 전에 노래방 같은 곳에서 만나서 대본 연습을 3~4시간 동안 했어요. 그 이후에도 비행기 타고 가는 내내 연습을 한 게 실제 촬영에서 도움이 많이 됐죠. 그런 일들이 더욱 팀이 초반에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던 것 같아요. 지적 받을 때 기분이요? 감사했죠. 작가 선생님께서 본인이 무슨 이야기를 쓰신지 분명히 아시고 계시기 때문에, ‘내가 생각한 방향이랑 달랐구나’를 깨달으면서 맞춰가는 부분이 있었거든요. 감사했죠. 개인적으로는 또 한 번의 성장이었어요.”

극 중 간암 판정을 받게 된 인물을 연기하면서 실제로도 체중 감량을 진행, 탄수화물을 끊고 철저한 식단관리로 비주얼까지 완벽한 이풍상을 그려낸 유준상은 아직 3월임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연말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같은 이야기에 유준상은 “정말 감사하다”며 “(대상 수상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 않나. 그저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시청률 적으로는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손에 쥐었던 ‘왜그래 풍상씨’지만, 이 같은 기록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평일 미니시리즈 시청률 부진의 늪에 빠진 지상파가 고육지책으로 전형적인 주말극 포맷을 평일 미니로 끌고 왔다는 일각의 혹평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유준상은 “다행히도 그런 이야기들이 마지막 회가 끝난 다음 해소가 됐던 것 같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유준상은 “처음 대본을 봤을 때는 저 역시 ‘왜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라는 의문을 가졌었다”며 “우리가 하려는 이야기는 분명히 있지만, 보시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답답하실 수 있겠다 싶었다. 하지만 결국은 우리가 보여주려고 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언젠가 그 마음이 해소 되실 거라 생각했었다. 간을 누가 주느냐는 관객 분들에게 재미를 드리기 위한 하나의 요소였을 뿐이지 진짜 작가 선생님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같은 과거에도 다른 기억, 상처에 대한 진정한 사과 등이었을 거예요. 그런 이야기들을 전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조금 정서적으로 제 세대나 어머님 세대 정도의 이야기로 넘어가서 이야기를 풀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그 이야기가 지금 이 순간에도 공감이 되기 때문에 봐주셨던 것 같고요. 자신들의 이야기라 답답했던 거고, 그 이야기가 나중에 풀리고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화해가 되면서 마지막에 좋은 이야기를 많이들은 것 같아요. 저는 그 행간을 먼저 봤었기 때문에 (출연을) 선택했었어요. 저 역시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느꼈고요.”

연예계 대표적인 ‘열정 부자’로 정평이 나 있는 유준상은 ‘왜그래 풍상씨’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뮤지컬 ‘그날들’로 무대에 선다. 평소에도 드라마와 뮤지컬, 앨범 활동, 예능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쉴틈 없는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유준상에게 “지치진 않냐”는 질문을 건넸다. 유준상은 우문현답으로 열정의 원천과 함께 자신의 지향점을 함께 전했다.

“이제는 저도 ‘지치고 힘들다’고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고 다녀요.(웃음) 그렇지만 지칠 때 마다 계속 혼자 제 자신과 대호를 나눠요. ‘이렇게 해서 되겠니? 힘을 내야지’ 하면서요. 오랫동안 일을 해오면서, 제가 생각하는 최상 지점에 도달하지 못했을 때의 괴로움이 있는 것 같아요. 모자라더라도 열심히 해서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림으로써 시청자, 관객 분들이 작품을 재미있게 보시거나 작품에 대해 생각해 보실 때만큼 좋을 때가 없거든요. 열심히 한 만큼 사랑해 주시니까. 작품을 하고 나면 힘이 나는 것 같아요. 그 힘으로 열정이 생기는 것 같고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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