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9단’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종로 말고 성동을로 가라”고 조언했다. 임 전 실장을 비롯해 당으로 복귀한 청와대 참모진의 거취를 두고는 내년 4월 총선 출마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12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 내년 총선 판세와 관련해 “친문세력이 당에 복귀해 친문체제를 강화했다고 해서 내년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이 유리할 것이라고 하는데 아직 평가가 안 나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박 의원은 “선거나 골프나 비슷하다”며 “골프도 장갑 벗어봐야 알고 선거도 뚜껑 열어봐야 안다”고 덧붙였다. “골프나 선거는 고개 쳐들면 그 순간 지니, 겸손해야 한다”는 뼈있는 농담도 던졌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넘어선 ‘데드크로스’도 언급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4일부터 8일까지 전국 유권자 2,51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평가는 46.3%인 반면 부정평가는 46.8%로 집계됐다.
박 의원은 “거기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도도 6.8%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며 “(다음달 3일)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경남 두 곳(경남 창원성산, 통영ㆍ고성)에서도 한국당 지지도가 민주당보다 높다”고 말했다. 또 박 의원은 “한국당이 황교안 대표 체제 출범으로 컨벤션 효과건 어쨌건 지지도가 올라가고 있다”며 “(여기다) 경제 문제, 북미 정상회담 후유증으로 볼 때 결코 누구도 (내년 총선은) 장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청와대 핵심 참모로, 내년 총선 출마가 점쳐지는 임종석 전 실장에게는 원래 지역구로 가라고 충고했다. 임 전 실장은 서울 성동을에서 16ㆍ17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박 의원은 “임 전 실장과 가까운 사이이기 때문에 한 가지 충고를 해준다고 하면, 언론에서 이곳저곳 (출마지역이) 거론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어떤 한 곳을 분명히 선택해서 출마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마를 할 거라면, 지역을 빨리 정해 밝히라는 조언으로도 해석된다.
이어 “임 전 실장은 (비서실장을 지낸) 무게로 봐서 종로를 검토하고 있는 것 같은데 본래 자기 선거구를 가는 것이 원칙이자 정치인의 도리”라고 강조했다.
김지은 기자 lun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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