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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 갤 가돗, 네타냐후 인종주의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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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우먼’ 갤 가돗, 네타냐후 인종주의 정조준

입력
2019.03.11 11:19
수정
2019.03.1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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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타냐후 측 “야당 집권하면 아랍인 위주 정부 꾸릴 것” 주장 

 가돗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 이건 대화의 문제” 반발 

갤 가돗이 주연을 맡은 영화 '원더우먼' 티저 포스터. 워너브라더스 홈페이지 캡처
갤 가돗이 주연을 맡은 영화 '원더우먼' 티저 포스터. 워너브라더스 홈페이지 캡처

4월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총선을 앞두고 5선을 노리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슈퍼 히어로’와 맞붙었다. DC코믹스 영화에서 원더우먼 역을 맡고 있는 이스라엘 출신 여배우 갤 가돗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네타냐후를 저격하는 글을 올린 것이다.

선거를 꼭 한 달 앞둔 지난 9일 이스라엘 텔레비전 리얼리티쇼 호스트인 로템 셀라는 네타냐후의 선거 운동 중 이스라엘의 아랍계 국민들이 ‘경멸적인’ 태도로 사용된다는 우려를 표했다. 셀라는 인스타그램에 “(네타냐후의 리쿠드당 장관인) 미리 레게브의 인터뷰를 보고 화가 났다”고 전했다. 레제브는 네타냐후가 재선에 실패하는 경우 경쟁자인 전 육군참모총장 베니 간츠가 아랍인 위주의 정부를 꾸릴 거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셀라는 인스타그램에 “모든 시민은 평등하게 태어났으며 이스라엘은 모든 시민을 위한 국가라는 걸 이스라엘 정부의 어떤 사람이라도 좀 알았으면 좋겠다”며 “아랍인도 사람이다”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셀라의 이런 발언은 83만여명에 이르는 팔로어들에게 전달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은 모든 시민을 위한 국가가 아니라는 주장을 하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지난해 통과된 기본법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유대인의 민족국가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아랍계 시민이 이스라엘에 있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며 리쿠드당은 아랍 지역에 다른 정부보다 더 많은 투자를 했다”고 주장하고 나섰지만 인종주의에 대한 편견은 버리지 못했다. 야당이 아랍계와 연합해 국가와 시민의 안전을 해칠 것이라는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이어간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야당인 청백당에 비해 근소한 차이로 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떨어진 지지율을 복구하기 위해 유대 민족주의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원더우먼’ 가돗은 반(反)네타냐후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가돗은 10일 인스타그램에 히브리어로 글을 올려 “(성경에 나오듯)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하라는 말은 좌익과 우익, 유대인과 아랍인, 세속과 종교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평화와 평등, 그리고 관용을 위한 대화의 문제”라고 소신을 밝혔다. 셀라를 ‘내 자매’라고 칭하며 “자녀들에게 더 밝은 미래를 만들어 줄 책임이 있다”고도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 측은 아직 가돗의 반발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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